물부족 지역에만 인공강우 ‘톈허공정’
“날씨 개입은 단기간만 가능” 지적도
“날씨 개입은 단기간만 가능” 지적도
<서유기>에는 손오공이 신들에게 부탁해 꽃구름을 불러와 가뭄이 든 차지국에 비를 내리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중국은 손오공처럼 구름과 비를 부려 가뭄을 해결할 수 있을까?
중국 과학자들이 북서부 내륙 칭하이성 시닝에서 ‘톈허공정 논증회 겸 제1회 전문가집단 회의’를 열어 ‘지역 맞춤형’ 인공강우에 대한 논의를 했다고 <신경보>가 13일 보도했다. 칭하이성 정부의 지원을 받고있는 학자들은 위성으로 대기중의 수증기 함량과 이동경로를 모니터해서 일정한 규칙을 파악한 뒤, 물이 부족한 지역으로 수증기를 이동시켜 비를 내리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중이다. ‘하늘의 강’이라는 뜻인 톈허(천하)는 물이 필요한 곳이라면 하늘에 물길을 내겠다는 의지를 빗댄 표현이기도 하다.
톈허공정은 만성적으로 물 부족 사태를 겪는 중국 북부 지역에 원활한 물 공급을 가능케 할 수 있다. 이번 회의에선, 고원지대인 티베트와 칭하이성 등의 상공에 비행기와 로켓 등으로 ‘구름씨앗’을 뿌린 뒤 황허에 연간 50억㎥의 물을 공급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중국은 2014년 말부터 창장(양쯔강) 물을 베이징·톈진·허난·허베이 일대까지 끌어오는 ‘남수북조’ 프로젝트를 가동시켜왔다.
하지만 톈허공정이 실제로 현실화할지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뤄용 칭화대 교수는 수증기의 이동은 변동이 심하므로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으며, 기상에 대한 대규모 개입은 짧은 기간 제한된 지역에서 이뤄진 사례밖에 없어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4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베이징 인근의 대기 정화를 위해 실시된 여러 대책을 사례로 들었다.
또 팡하오 베이징시환경보호국 연구원은 ‘구름씨앗’은 특정 조건에서만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대부분 경우에는 강우 확률을 자연상태 대비 10% 이상 높이지 못한다며 ,칭하이성 연구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중앙정부의 지원 없이 칭하이성이 독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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