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고조…평화·안정에 이롭지 않아”
중 ‘위에젠’ 표현, 한국 ‘면담 요청’ 풀이
중 ‘위에젠’ 표현, 한국 ‘면담 요청’ 풀이
지난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과 관련해, 중국 외교부가 이튿날인 10일 중국 주재 북한 대사를 불러 강력한 항의 뜻을 전달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자료를 내어, “장예쑤이 외교부 부부장이 지재룡 주중국 조선(북) 대사를 만나, 조선(북)이 재차 핵실험을 진행한 데 대한 중국의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장 부부장은 이 자리에서 비핵화, 평화·안정,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등 중국의 ‘한반도 3대 견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조선(북)이 핵무기 개발을 견지하고 핵실험을 부단히 진행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기대에 배치되고 (한)반도의 긴장된 정세를 고조시키며 (한)반도 평화·안정에 이롭지 않다”고 말했고 외교부는 밝혔다. 또 장 부부장은 지 대사에게, “중국은 조선(북)이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행동을 다시 취하지 말 것과 비핵화의 정확한 방향으로 가능한 빨리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날 중국 외교부가 장 부부장과 지재룡 대사의 만남에 대해 ‘위에젠’(약견)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데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외교적으로 항의 뜻을 전하기 위해 누군가를 부를 때 한국·일본이 ‘초치’라고 표현하듯이, 중국은 ‘자오젠’(초견)이란 단어를 쓰는 경우가 있다. 지난 7월8일 한·미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한국 배치 발표 직후, 당시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주재 한·미 대사를 각각 불러 항의했다며 ‘자오젠’이라는 단어를 썼다.
그러나 지난 2월7일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고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 논의 착수 계획을 발표하자, 중국 외교부는 남·북 대사를 각각 불러 항의했다며 ‘위에젠’이라는 표현을 썼다. 당시 일부 언론은 이를 ‘초치’라고 표현했으나, 한국 외교부는 ‘김장수 주중대사는 초치된 것이 아니라 중국 외교부 요청으로 면담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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