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한 마크 밀리 미 육군참모총장이 16일 베이징 바이대루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리쭤청 중국 인민해방군 육군 사령원에게 자신의 참모진을 소개하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 체계 한국 배치를 둘러싸고 중국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을 방문한 미군 고위 관계자들이 중국 인민해방군 고위 관계자들을 16일 만나 사드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미 육군은 이날(현지시각) 자료를 내어, 마크 밀리 육군 참모총장이 중국 쪽 상대인 리쭤청 인민해방군 육군 사령원(사령관) 등 중국군 지도부를 만났다고 밝혔다. 밀리 총장은 회담에서, “미-한 동맹이 사드 체계를 한국에 배치하기로 결정한 것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인과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책이며, 어떤 방식으로든 중국에 위협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미 육군은 전했다. 그러나 중국 국방부는 리 사령원이 “남(중국)해, 대만 문제와 미·한의 사드 한국 배치 선포 등은 모두 쉬이 중-미 관계에 영향을 줄 수있는 문제로, 미국 쪽이 높은 수준으로 중요시하고 적절하게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미-중 양쪽은 이처럼 사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는 내용은 공개하면서도, 상대방이 어떻게 대응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쪽은 회담이 거의 2시간가량 진행됐다며, 밀리 총장이 상호 오판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대화 채널을 유지할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중국 쪽도 상호존중과 협력공생에 기초한 중-미 ‘신형대국관계’를 재차 강조하며, 협력증진과 위기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자오샤오줘 군사과학원 중-미 방무(국방)관계연구센터 주임은 사드에 대해 “중·러의 전략적 억지력을 소멸시켜 글로벌 전략 균형을 파괴”하는 체계라며, “미국이 하는 일은 베이징과 모스크바의 반 미사일방어(MD) 협력을 촉발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차이나데일리>가 17일 보도했다. 사드 배치에 함께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달 28일 동북아안보대화에서 사드의 한국 배치에 대응한 “(중·러) 양자 조율안 강화를 사전 조처로 검토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이번 미-중 육군 참모총장 회담은 중국군 지도부가 있는 베이징 8·1대루에서 열렸다. 밀리 총장은 중국 방문에 이어, 17일 한국을 방문해 국방부 관계자와 만나 사드 등 현안을 점검했다. 밀리 총장은 이어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