쑹타오 당 대외연락부장 회담 이어
시진핑 면담자리엔 양제츠 배석
북 대표단 10명 안팎 ‘통상적 규모’
시진핑 면담자리엔 양제츠 배석
북 대표단 10명 안팎 ‘통상적 규모’
리수용 북한 노동당 정무국 부위원장은 중국 베이징 도착 뒤 1일까지 이틀 동안 중국 최고지도자인 시진핑 국가주석뿐 아니라 중국 당과 정부의 외교라인 수뇌부를 모두 만났다.
<신화통신>은 1일 시 주석의 리 부위원장 면담 소식을 전하며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이 자리에 배석했다고 전했다. 양 국무위원은 중국의 행정부인 국무원에서 외교·안보 실무를 총괄하는 최고책임자(부총리급)다. 앞서 방중 첫날인 지난 31일 리 부위원장은 쑹타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중련부) 부장을 만나 회담했다. 중련부는 중국의 안보·외교 정책 수립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기관이자, 당 대 당 교류 채널이기도 하다. 리 부위원장이 지난 5월 당대회를 통해 새로 당 국제담당 비서 구실을 하게 된 상황에서, 중국의 당과 정부의 외교라인 책임자를 만난 것은 향후 관계 강화의 초석이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날 시 주석을 만나기 전까지 리 부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의 행보는 안갯속이었다. 대표단이 머물고 있는 국빈 숙소 조어대(댜오위타이) 밖에선 기자들이 진을 치고 대기했으나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시 주석과의 면담이 진행된 인민대회당 쪽도 마찬가지였다. 중국 매체들도 리 부위원장이 전날 쑹 중련부장과 만났다는 소식을 중련부 발표 및 관영 <신화통신> 기사를 인용해 짤막하게 전했을 뿐 별다른 분석 및 해설 기사를 내놓지는 않았다. 이런 탓에 리 부위원장의 방문과 관련해 당국이 ‘언론 통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중국 당국은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정치협상회의)처럼 대규모 정치행사가 열리면 북한, 대만 등 대외적인 문제는 <신화통신> 기사를 인용만 하라는 지침을 각 매체에 내려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소식통은 “리 부위원장의 방중이 확대해석되는 것을 중국 쪽이 우려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가 다 돼서야 북한 대사관 1호 차량을 포함한 승용차 8대와 미니버스 1대 등 의전 차량들이 조어대를 출발했다. 차량 이동 경로 일대에 삼엄한 교통통제가 이뤄진 상태에서 대표단 차량은 인민대회당에 도착했다.
북한 대표단의 규모와 관련해서 일부 매체들은 인원이 40명에 이르는 ‘대규모 대표단’이라는 관측을 내놨지만, 한국 정부는 실제로는 10명 안팎의 ‘통상적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2010년 김정은 위원장이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당 대표자대회 이후 방중했던) 최태복(당시 비서) 대표단 때와 규모가 유사하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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