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일대일로’ 관통 요지
둔황 9월 박람회 준비 한창
험준한 자연·부동산붐 ‘고민거리’
둔황 9월 박람회 준비 한창
험준한 자연·부동산붐 ‘고민거리’
중국 간쑤성 둔황을 찾아간 지난 3~5일, 시내는 온통 ‘실크로드 국제문화박람회’(9월)에 대비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회의·전시장 및 대극원(공연장)에 16억위안(28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대규모 복합 쇼핑·문화시설도 민간자본으로 지어진다. 5일 ‘여우젠둔황’(복합시설) 공사 현장에서 만난 우광린 둔황 부시장은 “70여개국, 5개 국제기구, 간쑤성과 관계를 맺고 있는 전세계 각 지방자치단체에 초청장을 보냈다”고 말했다. 중국이 추진중인 ‘신 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육상 실크로드(一帶)와 동남아와 유럽·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一路))의 중심이 되기를 꿈꾸는 간쑤성은 이 박람회에 대한 기대가 크다. 2013년 시진핑 주석의 제안으로 일대일로 건설이 화두가 되자, 성 당국은 이 박람회를 국제 규모로 키웠다. 박람회를 계기로, 둔황석굴의 대표 격인 막고굴 디지털화 작업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20년 동안 진행해온 작업 끝에 이달부터 둔황연구원 누리집(e-dunhuang.com)에서 막고굴 벽화를 초고화질 사진으로 감상할 수 있다. 왕쉬둥 둔황연구원장은 “둔황석굴 디지털화 작업과 일대일로는 의의나 목적이 상통한다”고 말했다.
중국 서북 변방에 위치한 간쑤성은 면적은 남한의 4.5배나 되지만, 인구는 2600만명에 그친다. 경제수준은 전국 최저치로 지난해 1인당 역내총생산(GDP)은 2만6600위안(476만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고대 실크로드(시안~로마) 전체 7000㎞ 구간에서 약 1200㎞가 간쑤성을 지나는 만큼, 실크로드 본고장이라는 자존심은 상당하다. 간쑤성은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물류 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서부 내륙 거점 충칭에서 출발해 유럽까지 가는 위신어우 철도는 간쑤성 란저우를 통과한다. 간쑤는 중국 서북부와 중앙아시아 일대에 거주하는 무슬림을 타겟으로 하는 물류 거점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물도 상당하다. 역사적으로 발전을 저해해온 자연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고비사막과 고원지대가 성 전체의 70%를 차지해 물 조달이 원활한 지역은 3분의 1이 채 안 된다. 또 란저우 인근 기술공업단지 ‘신취’에 첨단기업 유치를 시도하는 등 공업 기반 조성에 애쓰고 있지만, 기업들은 부동산 개발로 업종을 갈아타기도 한다. 대형 석유 시추기업인 란스의 양광 시장관리부장은 “신취 진출 뒤 기존 시추 분야 매출이 전체 3분의 1 정도로 줄었고, 부동산 투자·개발과 호텔·식당 등 서비스업이 각각 3분의 1씩 됐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 둔화 가능성도 이런 우려를 키운다.
둔황·란저우/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