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창업으로 세계적 부호가 된 마윈(52) 알리바바 회장이 중국의 기업인들에게 “돈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생각하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마 회장은 8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기업가클럽 회장 취임식에서 “나는 회사에서 중대한 결정을 수없이 했지만, 이런 결정은 기본적으로 돈과 관계가 없었다”며 “진정한 기업가라면 중대한 결정을 할 때 돈이 아니라 도덕·가치관·사회책임 등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중국경제망> 등 중국 언론들이 전했다.
그는 “돈은 그 자체가 자원이 아니라 사회를 완전하게 만들고 사회를 진보하도록 하는 자원”이라며 “기업인들은 반드시 책임감을 갖고 돈 이외의 문제를 토론하면서 결과와 효과, 공평함이 사회적 가치를 창조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돈이 중요하지만, 돈은 사회가 기업인에게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달라고 맡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공 신화의 장본인인 마 회장이 기업인들의 도덕 의식을 내세운 것은, 그가 창업한 알리바바처럼 국제 무대 진출이 본격화하는 중국 기업들 사이에 ‘존경받는 기업’에 대한 기대와 욕심이 생겼음을 시사한다. 마 회장은 이날 “우리가 원하건 원치않건, 아마도 20~30년 뒤면 중국은 세계 최대의 경제가 돼있을 것”이라며 “미래의 기업가에 뜻이 있는 사람이라면 국내 뿐 아니라 세계의 존중을 어떻게 받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 회장은 또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네가지 하지 말 것’(4불), 곧 뇌물 수수, 급여 체납, 세금 탈루, 권리 남용을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기업 간의 관계 설정을 의미한 것으로도 읽힌다. 그는 “개혁·개방 30여년의 중국 경제가 쌓은 게 없었다면, 오늘의 우리도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기업인들은 믿음이 있어야 하고, 과거에 대해 충분히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동시에 오늘을 귀중히 여기고, 미래를 경외해야 한다”고도 말해, 중국 당국의 개혁·개방 정책에 대한 지지를 보냈다.
중국기업가클럽은 2006년 기업 수장들과 경제학자들의 참여로 출범해 최대 규모의 민간 경제인단체로 성장했으며 지금은 모두 49명의 이사로 구성됐다. 회원 기업들의 매출총액을 모두 합치면 3억위안에 이른다. 마윈 회장은 류촨즈 레노버홀딩스 명예회장으로부터 회장직(주석)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마 회장은 지난달 블룸버그 조사에서 333억달러(약 38조원)의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 아시아 최고 부자에 등극한 바 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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