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모터쇼. (AP/연합뉴스)
‘정보통신 회사’가 만들어 내놓은 자동차 주목
교통수단의 전기차 전환 전망도
교통수단의 전기차 전환 전망도
25일 개막한 베이징 모터쇼에 러에코(LeEco·러스인터넷정보기술)가 출품한 자율주행 전기차 ‘러시’(LeSee)의 앞머리는, 여느 차량처럼 부릅뜬 ‘눈’이 없었다. 미소를 띤듯 꼬리가 살짝 올라간 입술만 있었다. 흑과 백으로만 구분된 차체는, 마치 사람의 몸처럼, 어디서도 직선을 찾을 수 없었다. 러시는 공상과학영화의 ‘미래 차량’을 방불케 하는 외관으로 전시장 내 뭇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러시가 주목받는 이유는 외관 뿐만이 아니다. 이 자동차를 만든 러에코는 본디 ‘러스’라는 이름의 동영상사이트를 기반으로 한 회사다. 흔히 ‘중국판 넷플릭스’라고 불렸던 러스는 2004년 동영상 플랫폼으로 창업해 영화·드라마 등 콘텐츠 산업으로 진출한 뒤, 뒤이어 휴대전화·텔레비전 등 단말기와 각종 응용프로그램으로 ‘생태계’를 넓히면서 ‘러스 모델’이란 용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자동차는 이같은 가장 최근 확장한 생태계 영역이다. 결국 러시는 ‘정보통신 회사’가 만들어 내놓은 자동차인 셈이다.
러에코는 러시를 ‘순수 전기차, 자율주행차, 스마트카, 커넥티드카’라고 묘사한다. 러에코의 다양한 서비스를 차량에서 이용하는 물론, 스마트폰 조작을 통한 자율 주차 등 기능도 탑재한다. 러에코는 차량 플랫폼과 배터리, 모터 등은 영국의 자동차 회사 애스턴 마틴,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인 패러데이퓨처와 함께 만들었다며, 지난해 833개의 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다. 패러데이퓨처는 러에코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자웨팅이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에코는 ‘고품질 저가격’을 선언하고 있지만 실제 상용화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생산은 패러데이퓨처가 짓고 있는 미국 네바다 공장에서, 판매는 미국과 중국 시장을 대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은 러에코 차량의 중국 생산은 베이징자동차와의 합작을 통해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러에코 외에도 구글, 애플 등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업들이 이미 자동차 산업에 뛰어든 상황이다. 중국에서도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등이 전기차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산업 지원이 나날이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은 물론 상당 부분의 교통수단이 전기차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베이징 모터쇼.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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