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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파나마 페이퍼스’ 보도 통제 지침

등록 2016-04-07 09:58수정 2016-04-07 09:58

“추가 취재·외신 인용 보도 금지”
지령문에 찍힌 날짜가 폭로된 날
당국, 지도부 친인척 의혹 부인도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전·현직 지도자들 친인척의 이름이 ‘파나마 페이퍼스’에 올랐으나, 중국이 관련 보도를 통제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문건이 인터넷에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에서 검열로 삭제되거나 차단된 온라인 콘텐츠를 모아 중국어와 영어로 보도하는 <차이나 디지털타임스>는 4일 중국 내 한 성의 인터넷 당국이 “파나마 페이퍼스와 관련된 보도는 모두 삭제하라”는 지령문을 냈다고 전했다. 지령문은 “관련 내용은 일률적으로 더 추가 취재를 하지 않으며 어떤 웹사이트에서든 외국 매체가 중국을 공격하는 내용을 인용 보도하는 것이 일단 발견되면 엄중히 다뤄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또 “이 지령문은 구두로 근무중인 편집자에게 전달하라”고 구체적인 전달방식을 명시하면서, 말미에는 “즉각 실행하라”는 지시도 붙어 있다.

지령문에 찍힌 4일은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 내부문서가 폭로된 첫날이어서, 만약 사실이라면 중국 당국이 굉장히 민첩하게 반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파나마 페이퍼스에는 시 주석의 매형인 덩자구이와 리펑 전 총리의 딸 리샤오린, 자칭린 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의 손녀 리쯔단 등 전·현직 중국 지도부의 친인척들이 등장한다. 시진핑 지도부가 ‘반부패’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에서 지도부 가족이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것으로 나타난 것이 당국으로서는 곤혹스러울 만하다.

중국 당국의 인터넷 및 언론 통제는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6일 오후 현재 중국의 인터넷에서는 ‘파나마 페이퍼스’나 ‘파나마 덩자구이’, ‘파나마 리샤오린’ 등 관련 검색이 여전히 차단된 상태다. 소수의 일부 매체들은 파나마 페이퍼스 사태를 다루고 있지만, 지도부 친인척의 연루 사실은 언급하지 않는다. 관영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5일 “아이슬란드 총리처럼 일부 서방의 고위 인사들도 있긴 하지만, 서방 매체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비서방 지도자들의 연루에 훨씬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 등 서방의 ‘정치적 의도’에 화살을 돌렸다. 중국 외교부 등은 공식적으로 지도부 친인척의 연루 의혹에 대해 ‘근거가 없다’며 아예 문건의 사실관계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지금처럼 문제를 외면하는 태도로 계속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5일 시 주석의 반부패 운동이 이번 사건으로 ‘이중잣대’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며, 전문가를 인용해 “많은 국민들과 하급 당원들의 냉소주의가 강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 주석의 매형 덩자구이와 리 전 총리의 딸 리샤오린은 2014년 공개된 조세회피처 자료에서도 이름이 언급됐지만 이후 조사 또는 처벌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온 적은 없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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