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공항서 공안국이 데려가”
‘시진핑 사임 촉구’ 편지 관련 추정
실종 직전 “편지와 무관” 밝혀
‘시진핑 사임 촉구’ 편지 관련 추정
실종 직전 “편지와 무관” 밝혀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발 홍콩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공항에서 사라졌던 중국 언론인 자자(35)가 치안 당국에 구금됐다는 사실이 그의 변호사를 통해 확인됐다.
자자의 변호사 옌신은 20일 <가디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서방 및 홍콩 언론과 인터뷰에서 “베이징시 공안국이 15일 공항에서 자자를 데려갔으며 공항분국 병력이 그들을 도왔다. 공항분국으로부터 이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세미나 참석 등 일정을 위해 15일 저녁 비행기를 타려던 자자는 탑승 전 공항에서 베이징에 사는 아내와의 통화를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한 상태였다.
인권단체들은 자자가 시진핑 국가 주석의 사임을 촉구하는 글과 관련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고 있다.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인터넷 매체 <무계신문>에 ‘충성스런 공산당원’ 명의로 실린 ‘시진핑 동지의 당·국가 지도자 직무 사퇴를 요구한다’는 공개편지에 자자가 연관됐다는 것이다. 시 주석의 각 분야 정책과 ‘개인숭배’ 경향을 비판한 이 글은 게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삭제됐다.
베이징과 홍콩을 오가며 여러 매체 기고를 통해 당의 언론 통제와 부패 문제 등을 비판해온 자자는 실종 직전에 “나는 공개편지와는 무관하다”, “인터넷에서 글을 보고 <무계신문>에서 일하는 친구(어우양훙량 대표)에게 지우라는 연락을 했을 뿐이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옌신은 전했다. 자자는 자신의 체포 가능성도 우려했다고 한다. 공안 당국은 자자의 구금 사실에 대해 어떤 사실도 확인하지 않고 있다.
<무계신문>은 신장위구르자치구와 알리바바, 차이쉰 등이 함께 투자해 지난해 만든 신생 반관영 매체로 신장 지역 및 ‘일대일로’ 사업 홍보에 집중해왔으나, 이번 사건과 관련해 관계자들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자자 외의 관계자들이 구금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자자를 옹호하는 쪽에서는 반관영 매체 성격상 이같은 글이 검열을 거쳐 정식 게재될 리 만무하다며 <무계신문> 누리집이 해킹당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