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측 북핵 6자회담 신임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8일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출국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이날 오후 베이징에서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회동할 예정이다. 이번 회동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 이후 한국과 중국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의 첫 회동이다. 2016.3.18 연합뉴스
김 평화교섭본부장, 우다웨이 대표 만나 한반도 정세 논의
북핵 6자회담 우리 쪽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8일 중국을 방문해 중국 쪽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만나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한반도 정세와 현안을 논의했다.
지난달 29일 취임 뒤 중국을 첫 방문한 김 본부장은 이날 회담 뒤 <한겨레> 기자를 만나, “중국 쪽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2270호에 따른 대북 제재를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현 단계는 제재안을 이행하는 단계로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제재 이행’을 누차 강조하고 있는 중국 쪽 입장과 일치한다.
정부가 지난 8일 발표한 ‘독자 제재안’에 대해 중국의 거부 반응에 대해, 김 본부장은 “오늘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중국은) 그것(독자제재)이 중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우리의 제재는 지금으로선 그런 게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오전 베이징에 도착해 기자들에게, “우리의 독자제재 발표 이전에 중국에 사전 설명을 해줬고, 중국 쪽으로부터 특별나게 우리의 독자 제재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은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11일 러시아를 방문한 왕이 외교부장이 “결의안 이외의 일방적 제재는 안보리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이 아니며, 국제적 공통인식도 없으므로 당연히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는 결이 다르다고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어서 주목된다. 중국 쪽은 미국이 새로운 대북 제재 행정명령을 발동한 이튿날인 17일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에서도 “기존에도 여러 번 밝힌 것처럼 중국은 그 어떤 국가가 일방적인 제재를 가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본부장은 방중에 앞서 지난 10일 부임 후 첫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쪽 수석대표인 성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났다. 성김 대표는 오는 21일 대니얼 프리드 미 국무부 제재정책조정관과 방한해 김 본부장 등을 만날 예정이다. 아래는 김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 18일 오전, 회담 전 공항에서
“지난주 방미에 이어서 우다웨이 대표와 첫 공식 협의를 가질 예정입니다. 북한이 오늘 새벽에도 안보리 결의에 위반해서 노동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런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양 정상간 협의한 북핵불용이란 확고한 입장을 바탕으로 안보리결의 2270호를 충실하게 이행함으로 해서 북한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전반적 대응방안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할 예정이다.”
-중국은 독자제재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 우리의 독자제재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밝힐 것인가?
“우리의 독자제재 발표 이전에 중국에 사전 설명을 해줬고, 중국 쪽으로부터 특별나게 우리의 독자 제재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은 없었다.”
-중국은 비핵화와 평화협정의 병행추진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러차례 말했지만, 지금은 국제사회가 강력한 안보리 결의나 우리와 미국의 독자제재, 또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같은 전방위적 압박과 제재에 집중할 때이고 대화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이고 현실적이지도 않다는 게 우리 입장이다. 중국 측에도 그런 입장을 천명할 예정이다.”
■18일 오후, 회담 뒤
-중국 쪽은 제재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나?
“중국 쪽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2270호에 따른 대북 제재를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현 단계는 제재안을 이행하는 단계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쪽은 우리와 미국의 독자 제재에 대해 거듭해서 반대를 천명했는데?
“그 부분은 아까 답변과 다를 게 없다. 중국이 우려하는 것은 유엔 결의안에 따른 제재가 있는데 뭐하러 독자적인 제재를 하느냐는 것 아닌가. 그것이 중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제재는 지금으로선 그런 게 없지 않나. 물론 북한에 기항한 선박이 180일 안에는 한국에 들어올 수 없는데, 거기에 중국 배가 얼마나 있을지는 따져봐야겠지만, 지금으로선 (중국 이익을 침해한 게) 있다고 나온 게 없지 않은가.”
-오늘 회담에서 전혀 독자제재에 대한 언급이 안 나왔나.
“독자제재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우선, 미국의 제재에 대한 것은 우리와 이야기할 것이 아니다. 그리고 우리의 제재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었다. 우리 제재는 중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게 없다고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본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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