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감돈 전인대 개막식
21년만에 6.5~7% 구간 제시
국방예산 7.6%로 소폭 증액
시 주석, 내내 악수·박수 없어
21년만에 6.5~7% 구간 제시
국방예산 7.6%로 소폭 증액
시 주석, 내내 악수·박수 없어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 최대 정치 행사장 분위기는 무거웠다. 시진핑 주석은 시종 굳은 표정이었다. 그는 리커창 총리나 류윈산 정치국 상무위원 등 지도부와 의례적인 악수도 나누지 않았다. 리 총리의 정부 업무보고 때는 45차례나 박수가 나왔지만 시 주석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비치지 않았다. 리커창 총리는 보고 내내 진땀을 흘리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땀이 안경을 타고 떨어지기도 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5~7%라는 구간으로 제시했다. 목표치 자체를 6%대로 낮추며 성장의 보폭을 ‘중고속’에서 ‘중속’으로 줄인 셈이다. 중국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특정 수치가 아닌 구간으로 제시한 것은 1995년 이후 21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중국 국무원은 ‘7% 안팎’의 성장률 목표를 제시했다.
리커창 총리는 정부 업무보고에서 “안정적 성장의 목표는 취업을 보장하고 민생을 개선하려는 것”이라며 “(이 정도면) 비교적 충분하게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2020년까지 평균 경제성장률을 6.5% 이상 유지하겠다”고 제시했다.
중국이 성장률 목표치를 낮춘 것은 부진한 현실 경기를 반영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해 6.9%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5년 만에 가장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취업률을 고려한 목표 설정이란 해석도 있다. 국무원은 전인대에 낸 업무보고에서 “6.5~7% 성장률이라면 거의 완전 고용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년 동안 성장률이 목표치에 근소하게 못 미치거나 간신히 턱걸이했지만 연간 1천만개 신규 일자리 창출 목표는 초과달성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쳐 왔다.
<월스트리트 저널>과 <블룸버그> 등 서방 언론들은 “중국이 어떻게 성장과 개혁이라는 두 가지를 모두 달성할 수 있을지 어려워 보인다”, “국내 총생산의 247%에 이르는 부채 규모와 위안화 평가절하 전망, 가속화하는 자본 유출 등의 상황에서 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큰 폭으로 오를 것이란 예상이 나왔던 국방예산은 7.6%로 소폭 증액하는 데 그쳤다. 중국 국방예산 증가율이 한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2010년 이후 6년 만이다. <환구시보>는 “정부는 국방 분야가 다른 분야보다 중요한 영역으로 비치는 것을 꺼린한다”고 전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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