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관영 매체들을 비판했던 중국의 부동산 부호 런즈창 전 화위안그룹 회장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들이 강제 폐쇄당한 가운데, 중국 당국의 언론 탄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의 왕샹웨이 편집장은 29일 칼럼에서 “(런즈창 계정의 폐쇄) 결정은 충분히 예견된 것이었지만, 이젠 그가 당원 자격 박탈 등 추가 처분을 받을지가 관심거리”라며 “이번 사례는 당 지도부가 당원 및 대중의 다른 의견을 견뎌낼 수 있는지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 지도부는 당과 인민의 이익이 일치한다고 여기지만, 많은 언론 종사자들과 지식인들은 문화대혁명처럼 당이 인민의 이익을 대표하지 못한 적이 있다는 데 주목한다”고 적었다.
지난 19일 시 주석의 관영 매체 방문과 매체들의 ‘충성 서약’ 뒤, 런 전 회장은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언론은 당이 아닌 인민의 이익을 대표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를 비판했다. 중국 인터넷정보판공실은 28일 “런즈창의 계정이 불법 정보를 공개적으로 발표해 나쁜 영향을 준다는 누리꾼들의 신고가 있었다”며 계정 폐쇄 사실을 밝혔다.
왕 편집장은 “런즈창의 운명을 궁금해 하는 이들은 존경받는 개혁파 인물인 주룽지 전 총리로부터 당 지도부가 배우기를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주 전 총리는 1998년 10월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시찰 당시 방명록에 “군중의 대변자”라는 표현을 썼다. 수행한 간부들이 “당의 대변자여야 한다”고 하자, 주 전 총리는 “난 잘못 쓴 것 없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는 28일 “중국공산당은 최근 몇년 동안 런 전 회장 같은 소셜미디어 거물들을 단속해왔다”며 “2013년 중국계 미국인 사업가 찰스쉐(쉐만즈) 사건이 전환점이었다”고 보도했다. 팔로어가 1200만명으로 영향력이 큰 소셜미디어 스타였던 쉐는 날카로운 사회 비판을 쏟아내던 중 갑작스레 성매매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방송에 나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자신의 삶을 후회하는 발언을 내놨지만, 비판적인 여론 주도층에 대한 당의 ‘찍어내기’로 보는 시각이 많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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