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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미 헤지펀드-중 정부 ‘통화전쟁’ 본격화

등록 2016-02-01 20:09수정 2016-02-01 21:16

헤지펀드들, 위안 약세 전망
중, ‘투기꾼’에 정면 대응 선포
3조달러 외환보유고로 방어 태세
위안 가치를 떨어뜨려 이익을 보려는 환투기 세력과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이를 방어하려는 중국 정부 사이의 ‘통화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의 일부 대형 헤지펀드들이 위안 약세에 베팅을 늘려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31일 보도했다. 대표적 예가 미국 댈러스주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헤이먼 캐피털 매니지먼트로, 이 회사는 최근 위안, 홍콩달러 등 아시아 통화가 향후 3년 동안 가치 하락 시 수익이 나는 거래에 전체 포트폴리오의 85%가량을 채웠다. 주식, 원자재, 채권 등은 정리하고 아시아 통화 약세에 수십억 달러를 베팅한 것이다.

헤이먼 쪽은 위안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본다. 창업주인 카일 배스 대표는 3년간 낙폭이 40%까지도 이를 것이라며, “그 (위험에 따른 수익 가능성의) 규모에 순서를 매긴다면 (2008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배스는 당시 금융위기를 예상하고 신용부도스와프(CDS)를 대거 사들여 막대한 수익을 거두면서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헤지펀드계의 또 다른 큰손들이라 할 수 있는 스탠리 드러큰밀러와 데이비드 테퍼도 위안 약세 쪽에 베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러큰밀러는 헤지펀드의 ‘대부’인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 회장이 출범시킨 ‘퀀텀펀드’를 1990년대 전후로 관리했고, 테퍼는 쟁쟁한 미국의 헤지펀드 매니저들 가운데서도 가장 연봉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창업 이래 10여년 동안 투자자들에게 연평균 20%의 꾸준한 수익을 안겨주며 이름이 난 데이비드 아인혼도 위안 평가절하와 연계된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움직임은 최근 중국 경제에 대해 소로스 회장이 보인 비관적 태도와 맞물려, 미국 헤지펀드의 위안 약세 베팅과 중국 정부의 위안 방어 사이에 대립각을 점점 선명하게 해준다. 소로스는 지난달 7일 “위안화 절하가 세계 문제로 전이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고, 22일에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사실상 피할 수 없다. 미국 주식과 아시아 국가들의 화폐를 공매도했다”고 말했다. 반면, 3조달러 이상의 외환보유고가 방어전의 총탄이 되어줄 것이라고 자신하는 중국은, 이들을 ‘투기꾼’으로 부르며 정면 대응을 선포한 상태다.

하지만 이 같은 ‘전황’ 자체가 불안감을 증폭시켜 중국에서 자본 유출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외국 기업의 본국 송금 절차를 면밀히 심사하라고 중국 은행들에 지시를 내렸으며, 홍콩 소재 중국계 은행들의 위안 대출을 중단시켰다고 최근 <블룸버그>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컨트롤타워’라 할 수 있는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가 장기간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 14년 동안 총재를 맡으며 필요하면 즉각 정책 설명에 나섰곤 했던 저우 총재는, 올해 잇따른 증시 충격과 ‘통화 전쟁’ 국면 속에서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등 그가 참석할 만한 자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는 위안을 국제통화로 만들려는 중국 정부의 야심과 그러기 위해 소정의 의무를 다해야 하는 현실이 충돌하는 모습의 단면일 수 있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1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분석했다.

중국의 경기 부진이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중국 당국도 중장기적으로는 경기 및 수출 회복을 위해 위안을 추가 평가절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평가가 나온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지난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4로 나타나, 지난해 2월 이후 11개월째 기준선(50)을 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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