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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저우언라이는 동성애자였다”

등록 2015-12-30 21:37

홍콩 언론인, 새 책서 밝혀
일기·편지 등 분석 ‘게이’ 결론
“인생에서 연애와 부부는 별개의 일이다. 연애는 남녀를 구분하지 않는다. 한쪽이 감정을 발산하면 다른 쪽이 감응하는 것이 곧 연애다. 하지만 부부는 순전히 가정을 꾸리고 인종을 유전시키는 관계를 위해서만 존재할 수 있다.”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의 초대 총리였던 저우언라이(주은래·1898~1976)가 스무살이던 1918년에 남긴 일기의 한 대목이다. 홍콩 언론인 초이윙무이(67)는 저우언라이의 일기, 그가 아내 덩잉차오(등영초·1904~1992)와 주고받은 편지 등을 분석한 끝에 “그는 안타깝게도 100년 전 태어나는 불운을 겪은 동성애자 정치인이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진보 성향 잡지 <개방>의 편집장 출신인 초이윙무이는 31일 출간되는 저서 <저우언라이의 비밀 감정세계>(사진)에서 저우언라이가 가장 좋아했던 사람은 일본 유학 시절 학교 2년 후배인 리푸징이었다고 적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저우언라이는 2년간 기숙사에서 함께 살았던 리푸징에 대해 “슬픔을 기쁨으로 만들어주는” 상대로 묘사하며, “그림자도 떨어지지 않는” 관계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1918년말 리푸징이 홍콩대 진학을 위해 떠나자 저우언라이는 “달, 아침 바람, 창밖에 내리는 비, 꽃, 모든 게 내 가족과 후이(리푸징의 애칭)를 그립게 한다. 끔찍이 힘들다”고 적었다. 저우언라이는 리푸징과 연락을 유지했고 1921년엔 함께 대학에 진학할 것을 꿈꾸며 영국에 함께 여행을 가기도 했다. 리푸징은 맨체스터대에 입학했지만 저우언라이는 프랑스로 가서 중국공산당 세포조직에 가담하면서 둘은 다시 떨어졌다. 초이윙무이는 “단순한 우정이라기보단 사랑이었다”고 적었다. 리푸징은 1960년 사망했다.

반면, 저우언라이와 덩잉차오는 데면데면했다는 게 지은이의 분석이다. 저우언라이는 1919년 귀국해 5·4운동 뒤 꾸린 ‘각오사’ 활동 중에 만난 덩잉차오와 ‘장거리 연애’를 했다. 그러나 1925년 그를 찾아 5년 만에 혈혈단신 상하이에서 광저우까지 온 21살 덩잉차오를, 저우언라이는 마중조차 나가지 않았다. 같은 해 두 사람은 결혼했지만 슬하엔 자녀가 없었다. 지은이는 “두 사람 사이엔 로맨스 감정이 없었으므로 결혼은 유명무실했으며, 그는 부인을 사랑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은이는 “중국의 작가들도 이런 자료들을 다 봤겠지만 저우언라이가 동성애자일 가능성에 대해선 생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책이 고위 지도자들의 개인신상 논란을 금하는 중국에선 판금 조처를 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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