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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미국 경제 구하려면 대만 버려라”

등록 2011-11-16 20:18수정 2011-11-16 21:07

“중국 빚 1조달러 탕감받고
대만 군사지원 중단해야”
NYT 기고문에 대만 발끈
“미국 경제를 구하려면 대만을 버려라.”

지난 10일 <뉴욕 타임스>에 실린 칼럼 한 편에 대만이 발칵 뒤집혔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연구원을 지낸 폴 케인은 직설적인 제목의 기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내년 재선에 성공하려면 중국과 비밀협상을 벌여 미국이 중국에 빚진 1조1400억달러(약 1295조원)의 부채를 탕감받는 대신 대만에 대한 군사지원을 중단하고 미국-대만 방위조약을 폐기하라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문제는 군사력이 아니라 일자리와 부의 창출이란 점을 분명히 하라는 것이다.

케인은 나아가 “오늘날 미국은 대만에 대한 전략적 이익이 거의 없다”고 단언했다. “대만이 경제적으로 중국에 통합되고 있으며, 섬 전체가 중국 본토에 흡수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1979년 미국이 중국과 수교한 이래 “지금의 미국-대만 관계는 냉전의 잔재”일 뿐이며, “위와 같은 거래는 대만이 중국에 점진적이고 질서있게 통합되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도 했다. 개인적 의견이라지만, 대만으로선 청천벽력 같은 주장일 수밖에 없다.

미국 몬테레이 국제학연구소(MIIS)의 추산에 따르면, 중국은 많게는 연간 국방예산의 3분의 1인 500억 달러를 대만 접경 방위에 쏟아붓고 있다. 이것을 절감하면 향후 10년간 5000억달러, 2030년까지는 중국이 보유한 미국 부채 대부분을 탕감할 수 있으며, 이런 거래는 중국 지도부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라는 게 케인의 논리다.

대만에선 미국 일부의 이런 주장들에 대한 우려와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타이페이 타임스>는 16일치 사설에서 “2300만 대만 국민을 강대국들이 외교 체스판의 교환물로 상품화하는 것은 도덕적 파산”이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신문은 1970년대 리처드 닉슨 미국 정부가 베트남전에 몰입하느라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크메르 루즈의 대학살에 속수무책이었던 전례도 지적했다. “미국이 중국과의 외교적, 경제적 실리를 챙기느라 대만을 무시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위험하며, 근시안적이고, 순진한 발상”이란 얘기다.

사설은 또 “대만인 누구도 억압적이고 비민주적인 (중국식) 정치체제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뉴욕타임스가 좋은 학자들의 글을 뇌두고 경박하고 하찮은 기고를 실은 것은 정책당국자들을 설득하기는커녕 신문의 신뢰도를 훼손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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