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과 안정적 관계 ‘전략적 자산’ 판단
천안함 뒤 한·미 맞서 동맹관계 강화
‘경제개방 확대’ 중국식 개혁 제시도
천안함 뒤 한·미 맞서 동맹관계 강화
‘경제개방 확대’ 중국식 개혁 제시도
[북-중 정상회담 이후]
“안정적인 중-북 관계가 중국에 가장 유리하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 내용이 발표된 30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런 제목의 사설을 내놨다. 이 신문은 이어 31일에는 “세계는 북한의 개혁개방을 격려해야 한다”며 “북한의 개혁개방이 동북아의 전략적 긴장을 완화하는 데 유리하고, 세 나라(한국·미국·일본)가 더 이상 북한을 괴롭혀선 안 된다”는 내용의 사설을 실었다.
4개월 만에 김정일 위원장을 다시 맞이하고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창춘까지 가서 정상회담을 하는 등 공을 들인 중국이 북-중 관계를 어느 방향으로 이끌고 싶어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후진타오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고위급 인사 교류 지속, 경제통상협력 추진, 전략적 소통강화를 북-중 관계 강화의 3대 과제로 제시했다.
천안함 사건과 한반도 긴장 고조, 중-미 관계 악화라는 안보환경 변화 속에서, 중국은 김정일 방중을 통한 북-중 관계 강화를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냉전시기의 전통적 북-중 특수우호관계를 ‘정상적 국가관계’로 전환시켜온 중국은 한반도 긴장 고조와 경제위기, 후계체제, 김정일 건강 악화 등 ‘사면초가’에 빠진 북한을 다시 “특수하게” 포용함으로써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환구시보>는 “북한은 동북아에서 가장 활발한 변수”라며 “북한과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중국은 여러 변화의 상황에서 더욱 주도적인 입장에 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어려운 상황에 처한 북한과의 관계 강화가 중국의 대북 영향력 강화로 이어지고 미-중 관계에서도 중요한 카드라고 보고 있다”며 “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북한의 급변사태 등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라고 해석했다. 5월 북-중 정상회담에 비해 이번 회담에선 후진타오 주석의 북한 개혁개방 요구가 훨씬 직설적이고 어조도 높아졌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후 주석은 “경제발전은 자력갱생도 있지만 대외협력도 필요하다. 이는 국가발전을 가속화하는 필연적 경로”라고 말했다. 북한이 더 이상 폐쇄적 경제를 유지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후 주석은 ‘정부주도, 기업위주, 시장활동, 공동이익’이라는 ‘중국식 개혁개방’의 원칙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 5월 김 위원장의 방중 당시 원자바오 총리의 “중국은 북한에 중국 개혁개방과 건설의 경험을 소개하기를 바란다”는 충고보다 훨씬 구체적인 촉구다. 중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김정일-김정은 세습을 승인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중국의 입장은 여전히 북한의 희망과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중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은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다른 나라 후계자를 책봉하는 봉건적 모습으로 비치길 원하지 않으며 북한 후계 문제는 내정이므로 간섭하지 않고 북한의 안정을 위해 묵인한다는 정도의 입장”이라고 해석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어려운 상황에 처한 북한과의 관계 강화가 중국의 대북 영향력 강화로 이어지고 미-중 관계에서도 중요한 카드라고 보고 있다”며 “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북한의 급변사태 등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라고 해석했다. 5월 북-중 정상회담에 비해 이번 회담에선 후진타오 주석의 북한 개혁개방 요구가 훨씬 직설적이고 어조도 높아졌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후 주석은 “경제발전은 자력갱생도 있지만 대외협력도 필요하다. 이는 국가발전을 가속화하는 필연적 경로”라고 말했다. 북한이 더 이상 폐쇄적 경제를 유지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후 주석은 ‘정부주도, 기업위주, 시장활동, 공동이익’이라는 ‘중국식 개혁개방’의 원칙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 5월 김 위원장의 방중 당시 원자바오 총리의 “중국은 북한에 중국 개혁개방과 건설의 경험을 소개하기를 바란다”는 충고보다 훨씬 구체적인 촉구다. 중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김정일-김정은 세습을 승인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중국의 입장은 여전히 북한의 희망과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중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은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다른 나라 후계자를 책봉하는 봉건적 모습으로 비치길 원하지 않으며 북한 후계 문제는 내정이므로 간섭하지 않고 북한의 안정을 위해 묵인한다는 정도의 입장”이라고 해석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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