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말 '둥펑-21D' 시험발사 단계...미 '대양 패권' 위협 예상
미국 해·공군력의 위력을 가장 생생히 보여주는 것이 바로 막강한 파괴력과 기동성을 갖춘 항공모함 전단이다. 중무장 전투기들을 탑재한 미국 항공모함은 바다 뿐 아니라 내륙의 분쟁지역까지 타격권에 넣고 전 세계 제해권을 장악해왔다. 그러나 몇년 안에 미국의 ‘항모 무적’ 신화가 깨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중국이 개발 중인 항공모함 킬러 미사일 ‘둥펑(東風)-21D’가 태평양에서 미국이 장악한 태평양 지역에서의 힘의 균형을 옮겨놓을 수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6일 보도했다. 미 해군 당국은 둥펑 미사일이 1500㎞나 떨어진 육지에서 음속의 10배 속도로 날아와 이동중인 최첨단 항공모함의 방어망을 뚫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간 대양 패권경쟁의 판도를 바꿔놓을(game-changing) 이 미사일이 올해 말이면 께 최종 시험발사 단계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이 미사일이 항해 중인 항공모함을 정확히 명중시킬 수 있는 정확성을 얼마나 빨리 갖추느냐가 관건이다.
이 미사일이 실전배치되면, 대만이나 북한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능력이 현저히 약화되고 태평양 해역에서의 힘의 균형에서 중국의 위상과 구실에 대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미국 전함들이 중국 해안선에 근접한 공해상에 접근하는 것의 안전성도 보장될 수 없다.
위험한 모험을 감수한다면 핵무기로 항공모함을 파괴할 수도 있지만, 이 미사일은 뛰어난 정확성으로 중무장한 항공모함을 타격할 수 있는 재래식무기라는 점에서 돋보인다고 <에이피> 통신은 분석했다. 미국의 중립적 싱크탱크인 아시아태평양 안보프로그램의 패트릭 크로닌은 “갈수록 커지는 중국의 대함 미사일 능력, 특히 둥펑21D는 포스트 냉전 시대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해군력을 제지할 수 있는 능력의 출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동해와 서해상에 잇따라 실시되고 있는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극도의 경계심을 나타내며 중단을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지난 주 끝난 합동군사훈련에서 미 해군을 지휘한 대니얼 클로이드 소장은 “미국은 전 세계 어디에서든 공해상에서 군사훈련을 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둥펑 미사일이 미국 항공모함 전단의 자체 방어력을 무력화하는 능력이 입증될 경우 그런 정책은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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