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중 언론에 비친 추모열기]
야당시절부터 중국과 수교 주장
“햇볕정책, 동북아 평화에 기여”
야당시절부터 중국과 수교 주장
“햇볕정책, 동북아 평화에 기여”
중국 언론과 인터넷에서 식지 않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 열기 속에선 김 전 대통령이 중국에 남긴 ‘유산’에 대한 중국인들의 애정이 엿보인다.
중국 정협위원인 장윈링 사회과학원 국제문제연구학부 주임은 19일 자신의 블로그에 ‘김대중의 유산’이란 글을 올려 그를 추모했다. 그는 “나는 여러 번 그를 만나 동아시아 협력, 한-중 관계, 한반도의 남북관계 등에 대한 그의 고견을 직접 들었다”며 “김 전 대통령은 중국에 우호적이었고 여러차례 중국을 방문했으며 서거하기 얼마 전에도 다시 중국을 방문했다”고 회고했다.
중국인들은 이처럼 김 전 대통령이 중국과의 우호관계를 중시했음을 기억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가 18일 “김 전 대통령은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이며, 생전에 중-한 관계 발전을 위해 중요한 공헌을 했다. 중국 정부와 인민은 이를 잊지 않을 것”이란 성명을 발표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중국 지도부는 김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에 한-중 관계 발전의 초석을 놓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은 야당 지도자 시절부터 중국과의 수교 필요성을 주장했으며, 퇴임 뒤에도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해 중국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큰 관심을 쏟았다. 특히 김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90년대 후반 중국에 일기 시작한 ‘한류’ 열풍은 그가 중국에 남긴 상징적 유산이다.
중국 관영매체들의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우호적 평가의 중심에는, 그가 햇볕정책을 통해 남북한 화해를 추진하고 동북아 평화에 기여했으며 북핵 문제를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원칙을 지켰다는 점 등이 빠지지 않는다. 이는 6자회담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과 동북아 안정을 희망하는 중국의 입장과 상통한다. 중국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의 진찬룽 부원장은 19일 김 전 대통령의 대표적 업적으로 햇볕정책과 6·15 공동선언을 들면서, 중국, 일본, 동남아 국가들과의 외교를 적극 추진해 주변 국가 모두와 좋은 관계를 맺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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