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구르 지도자 레비야 카디르(62)
중, 베이징 주재 일본대사 소환
위구르족 망명지도자 레비야 카디르(62)가 29일 일본의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중앙본부를 방문하자, 중국은 주중 일본대사를 소환하는 등 중-일간 외교적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카디르는 이날 도쿄에 있는 자민당 당 본부에서 에토 세이이치 참의원과 회담을 벌였다. 당 본부 방문은 자민당 집행부가 카디르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뤄졌다.
이에 카디르의 방일을 반대해왔던 중국 쪽의 대응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베이징 주재 일본대사를 소환해 일본 정부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우 부부장은 또 일본 쪽에 “카디르가 반중국 분리주의 활동을 할 수 없도록 즉각적이고도 효과적인 조처를 하길 요구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전날 카디르의 방문을 허용한 일본에 “중-일 관계가 곤란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카디르가 이달 초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일어난 반중 시위를 선동했다고 비난해왔다.
카디르는 이날 에토 의원과 한 회담에서 “탄압을 계속 받고 있는 위구르족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구속된 위구르족의 석방을 중국 쪽에 요청해 달라”고 일본 정치권에 요구했다. 이에 에토 의원은 “방치할 수 없는 문제다. (일본) 정부 등에 면담 내용을 알리고 대응을 요청하겠다”고 호응했다.
카디르는 회담 뒤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에게 “본부 방문을 허용해 준 자민당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날 오후 도쿄에서 별도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위구르 사태로) 많게는 하룻밤 사이 1만명의 위구르인들이 사라졌다”며,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탄압에 분노를 표시했다.
일본 쪽은 전날 중국 정부의 강한 반발을 의식한 듯 카디르의 방문이 확대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다. 자민당의 한 간부는 “소속 의원과의 회담 장소를 제공한 것뿐이다. 당에서 기자회견을 주최한 것도 아니고 정치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도 카디르의 방문에 대한 중국 쪽의 우려와 반발을 무마하려 애썼다. 가와무라 다케오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카디르는 민간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한 것뿐인 만큼 카디르의 방문은 중국과 일본 정부 사이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의 방문이) 중국과 일본의 관계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카디르는 2007년 11월에도 일본을 방문한 바 있다.
한편, 신화통신은 이날 신장자치구 경찰이 위구르 사태에 개입한 혐의로 253명을 추가로 구금했다고 보도했다.
도쿄 베이징/김도형 유강문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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