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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쑨원은 한국인” 루머에 낚인 중국 네티즌들

등록 2008-08-01 18:51수정 2008-08-01 23:04

사실확인 안된 기사에 흥분
중화민국을 세운 쑨원이 한국인이라고 한국 학자가 주장했다?

출처가 모호한 중국 언론들의 보도에 중국 누리꾼들이 흥분하고 있다. ‘신랑’ ‘톈야’ 등 중국 주요 포털들의 게시판은 1일 한국을 가리켜 “우습다” “가소롭다”는 게시물로 가득했다. “한반도 땅은 원래 중국 땅이었다”거나 “할아버지(중국) 얼굴을 보더니 내(한국) 얼굴과 닮았다고 하다니, 바보들”이라며 중국이 ‘형님 나라’라는 해묵은 주장도 나왔다. “한국이 성형수술이 발달하더니 역사도 성형하려 든다”며 “한국이 역사 왜곡을 한다”는 비난도 터져 나왔다.

중국·홍콩의 일부 언론들은 30일치 기사에서 “한국 성균관대학 역사학과의 박분경이란 교수가 쑨(孫)씨 족보를 면밀히 연구한 결과 쑨원이 한국 혈통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고 한국 <조선일보>를 인용 보도했다. 그러나 <한겨레> 취재 결과 성균관대학의 교수나 강사 가운데 박분경 교수라는 인물이 없는데다 이 같은 내용의 논문도 발표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악성 루머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조선일보도 1일치 인터넷 기사를 통해 “이 같은 보도를 한 사실이 없다”며 “중국의 일부 매체들이 허위 보도로 자국 누리꾼들의 반한 감정을 조장”했다고 전했다.

중국·대만·홍콩 인터넷을 뒤져 보면, 30일 이 기사를 게재한 매체는 선전 일간 <성도환구보> 인터넷판과 홍콩 일간 <대공보> 인터넷판인 것으로 나타난다. 대공보의 경우 <중화망> 29일치 기사를 인용했다고 밝혔으나 중화망에선 기사가 검색되지 않는다. 뒤이어 광저우의 <신쾌보>가 31일 사회면 머릿기사([사진])로 이를 받아썼고, 중국 누리꾼들은 신쾌보의 인터넷 기사를 곳곳에 ‘퍼다 날랐’다. 같은 날 <문회보> 등 중국·홍콩 주요 매체들도 성도환구보나 신쾌보를 인용해 주요 기사로 다뤘다.

<성도환구보> 관계자는 1일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전화를 받고 오보라는 걸 확인했다. 우리는 <대공보>를 인용했다”고 밝혔다. <신쾌보> 기사를 쓴 저우페이 기자는 “나는 성도환구보의 보도 내용을 그대로 인용했을 뿐이다. 나는 한국어를 모른다”고 말했다.

홍콩의 <중국논평> 인터넷판은 발표자로 나타난 교수의 이름 ‘분경’(芬慶)의 중국어 발음(펀칭)이 ‘분노한 청년’(憤靑)과 동음이의라는 분석도 나온다고 전했다. 인터넷 용어로 ‘펀칭’은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20~30대 젊은이들을 일컫는 말로 쓰인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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