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여중생 사망 수사결과 발표
누리꾼들 “말도 안된다” 조롱
누리꾼들 “말도 안된다” 조롱
“자살하겠다던 아이가 침착해지더군요. 저는 팔굽혀펴기를 시작했죠. 세개째 했는데 갑자기 ‘나 간다’ 하더니 강물로 뛰어들었어요.”
최근 구이저우(귀주)성 주민 항의시위로 궁지에 몰린 치안당국이 1일 발표한 수사결과에 중국 사회가 코웃음을 치고 있다. 중국 공안은 구이저우성 웡안현에서 지난달 숨진 채 발견된 여중생 리수펀(17)의 사인을 자살로 결론지었으나, 유족과 주민들은 성폭행·타살 의혹을 제기하며 최근 공안청사를 불태우는 등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문망>이 전한 수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리수펀은 지난달 21일 오후 8시께 친구 셋과 함께 저녁을 먹으러 외출했다. 식사 뒤 다리 위를 걸으며 대화를 나누던 중, 리수펀이 갑자기 “강으로 뛰어들어 자살하고 싶어. 그래도 죽지 않으면, 앞으로 열심히 살 거야”라고 말했다. 함께 있던 친구 류옌타오는 리수펀을 붙잡았다. 10여분 뒤 류옌타오는 리수펀이 안정을 되찾은 것을 확인하고, 팔굽혀펴기를 시작했다. 세개째를 막 했을 때 류옌타오는 리수펀이 “나 간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고, 그는 이내 강으로 뛰어들었다. 류옌타오도 뒤따라 뛰어내렸다. 나머지 친구 둘이 이들을 구하러 갔다. 류옌타오는 구했지만, 리수펀은 구하지 못했다. 그 뒤 공안에 연락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말도 안 되는 내용’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희화화해 조롱하고 있다. 한때 유행했던 포르노 속 근육질 남성의 대사였던 ‘나 팔굽혀펴기 하러 왔어’란 문구는 삽시간에 인터넷에 회자됐다. ‘나 간장 사러 나왔어’와 더불어 양대 ‘황당 유행어’로 꼽히고 있기도 하다. 올 상반기를 달궜던 홍콩 연예인 사진 누출 스캔들과 관련해, 당시 광저우의 한 방송사가 길거리에서 한 시민에게 의견을 묻자 “상관 안 해요. 난 간장 사러 나왔어요”라고 동문서답해 폭소를 자아낸 바 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