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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구이저우 주민 1만명 시위…치안기관 점거·방화

등록 2008-06-29 22:53

공안 당국의 강간살인범 수사에 불만
 중국 남서부 쓰촨(사천)·윈난(운남)과 경계를 맞댄 구이저우(귀주)성에서 공안의 편파수사에 항의해 주민 1만여명이 공안국 청사를 불태우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고 홍콩 <명보>가 29일 보도했다.

 신문은 28일 오후 구이저우성 웡안현에서 공안 당국의 강간살인범 수사에 불만을 품은 주민 1만여명이 공안국 청사로 몰려가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청사를 점거한 뒤 집기와 유리창을 부수고, 1~3층을 모두 불태웠다. 목격자들은 이 과정에서 차량 20여대가 불타거나 폭발했다고 밝혔다. 부상자 수는 150명에 이르며, 시위 참가자 200여명이 이튿날 공안에 체포됐다고 홍콩의 한 인권단체가 전하기도 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일부 사람들이 실상을 알 수 없는 군중들을 선동해 현(縣)공안국, 현 정부, 현 당위원회 건물을 공격했다”며 “소수의 불법분자들이 이 틈을 타 건물을 파괴하고 건물·차량에 불을 질렀다”고 29일 보도했다. 그러나 상세한 앞뒤 사정은 밝히지 않았다.

 사건의 윤곽은 인터넷 게시판과 개인 블로그 등에 올라온 게시물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인터넷의 여러 정보를 종합하면, 시위는 한 여중생(15) 성폭행·살해 사건의 20대 용의자 2명에 대한 공안당국의 수사 결과가 미흡하다는 불만이 폭발하면서 촉발했다. 범인은 이달 중순 피해자를 성폭행한 뒤 살해해 강에 주검을 버렸다. 주검은 며칠 뒤 물 위로 떠올랐다. 공안은 이를 ‘자살 사건’으로 단정짓고 수사를 마무리지었다.

 의혹을 풀지 못한 유족들은 사인 규명을 요구했으나, 공안은 오히려 이들을 폭행했다. <아페프페>(AFP) 통신은 피해자의 삼촌(교사)이 공안에게 심하게 얻어맞아 28일 결국 숨을 거뒀다고, 한 현지 주민의 말을 따 보도했다. 이에 격분한 학생들이 곧장 공안 청사로 몰려가 항의했으나 공안은 되레 학생들을 때렸고, 결국 학생들이 불을 지르고 주민들이 가세하는 등 시위가 격화·확산됐다는 설명이다.

 시위가 격렬해지자 공안은 최루탄을 쏘며 강제진압에 나섰다. 무장경찰이 투입돼 시위대를 향해 총기를 발포하면서 주민 1명이 숨졌다는 전언도 나왔다. 관영 <신화통신>은 29일 오전 2시부터 질서가 회복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유족들은 공안국 고위 간부의 아들인 용의자 1명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현지에선 이 용의자가 과거에도 몇 차례 비슷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 매체들은 올림픽 개막을 40여일 남겨둔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어떤 식의 ‘사회불안’도 용인할 수 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엔 티베트(시짱)에서 현지인들이 일으킨 시위에, 당국이 유혈진압으로 대응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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