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국

‘지진 참사’ 중국 동정여론 확산

등록 2008-05-15 22:06수정 2008-05-16 14:28

쓰촨 대지진으로 콘크리트 난간이 모두 부서지고 곳곳이 갈라져 무너질 위기에 처한 쯔핑푸댐 위의 도로로 15일 오전 원촨현과 주변 지역 주민들이 줄을 지어 대피하고 있다.  
 두장옌/김진수 기자 <A href="mailto:jsk@hani.co.kr">jsk@hani.co.kr</A>
쓰촨 대지진으로 콘크리트 난간이 모두 부서지고 곳곳이 갈라져 무너질 위기에 처한 쯔핑푸댐 위의 도로로 15일 오전 원촨현과 주변 지역 주민들이 줄을 지어 대피하고 있다. 두장옌/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외신 “미얀마 군정과 대조”
“울지 마라. 내가 원자바오 할아버지야. 정부가 너희들을 집에 있는 것처럼 보살펴주마.”

중국 쓰촨 대지진이 일어난 지 이튿째인 13일, 원자바오 총리가 졸지에 고아가 된 어린이들의 손을 붙잡고 연신 눈물을 훔치며 이 말을 하는 장면은 국영방송 <중앙전시대>(CCTV)를 통해 중국 전역에 중계돼 눈시울을 적셨다.

지진 피해지역은 국내외 언론에 완전히 공개됐다. 구호활동의 최전선에서 인민들과의 접점을 극대화하고 있는 원 총리의 동정뿐 아니라, 피해 현황과 조난 모습도 중국 언론들은 거의 실시간으로 전하고 있다. 외국 언론들도 피해지역 곳곳을 수시로 드나들며, 참사 현장 이모저모를 전세계에 생생히 타전하고 있다.

지진과 관련한 중국 당국의 태도는 두달 전 티베트의 반정부 시위 발발 당시와는 대조적이다. 당시 당국은 ‘안전’을 이유로 국내외 취재진의 출입을 완전 봉쇄했다. 자체 선정한 외신 취재진에 두 차례 라싸 시내를 공개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사태의 진상은 오리무중이고 자유로운 취재는 허락되지 않고 있다. 싱가포르국립대학 동아시아연구소의 황징 연구원은 <블룸버그뉴스>에 “정보를 통제하려는 시도가 거의 없다”며 “티베트 때와 비교하면, 딴 정부인 양 보인다”고 말했다.

티베트 문제를 둘러싸고 반목을 숨기지 못했던 국제사회와 중국의 관계 또한 재설정되는 듯 보인다. 전세계 주요언론들이 전하는 피해현장의 참상에, 중국에 대한 동정 여론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적극적으로 구호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지도부가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구호에 나선 중국 당국의 발빠른 조처도 ‘찬사’를 얻고 있다. 이달 초 사이클론 피해로 숱한 사망자를 냈음에도 부조리한 조처를 일삼은 미얀마 군정과 대조됨으로써, 중국 정부는 도덕적으로도 한층 우위에 올라섰다.

중국사회의 외국언론에 대한 여론도 한결 ‘부드러워지고’ 있다. 중국 인터넷 게시판은 국내외 언론보도를 인용하며 지진피해에 대한 동정으로 뒤덮였다. 최근까지 외국 언론의 티베트 관련기사를 왜곡보도로 단정짓고, 세계 곳곳의 성화봉송 방해 시도에 “너무 <시엔엔>스럽게 굴지 마”라며 비난 수위를 높여가던 ‘반 외신’ 여론도 누그러졌다. 중국 전역에서 헌혈·모금 움직임이 활발하고, 세계 곳곳의 화교 공동체도 지원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외세’에 배타적인 형태로만 나타나던 중화 민족주의가, ‘동포’에 대한 민족애로 모습을 바꿨다고 풀이하기도 한다.

석달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올림픽 개최에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외국의 반중여론도 이번 지진사태로 약화된데다 국내 단결도 이뤄 베이징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외교협회(CFR)의 중국 전문가 애덤 시걸은 <에이피>(AP) 통신에 “중국이 최근의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다면, 올림픽에 대한 권리를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