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성 최대 피해지역에 60만명 거주
12일 발생한 중국 쓰촨성 대지진은 티베트족 등 특히 중국 소수민족에게 시련을 안겨주고 있다. 대지진이 이들의 주요 거주지역을 강타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베이징 올림픽에 맞춰 거세졌던 티베트 자치운동을 강경 진압한 직후여서, 지진은 이들 소수민족에게 더 큰 짐을 지우고 있다.
중국을 뒤흔든 12일 강진의 진앙지와 피해지는 쓰촨성 아바 티베트·창(羌)족 자치주에 몰려 있다. 아바 자치주의 인구 87만4천명 가운데 티베트족은 약 48만명에 이른다. 중국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한족이 아바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5%이다. 티베트족뿐 아니라 창족 18.7%, 후이(回)족 3.3%로 아바주는 소수민족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진앙지인 원촨현은 창족의 4대 거주지 가운데 한곳으로, 전체 인구 11만명 중 3만명 가량인 27%가 창족이다. 5천명 이상이 숨진 베이촨현 역시 창족의 자치현으로 창족 인구는 9만1천명에 이른다. 총인구의 57%에 이르는 비율이다.
현재 소수민족 별로 피해상황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산악 지대에 낮은 토담 가옥을 짓고 사는 창족의 생활 방식상 주거지를 잃은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베이촨현은 이번 지진으로 전체 건물의 80%가 무너졌다. 기원전 1600년 상왕조 시대까지 이르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창족은 현재 약 20만명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다. 티베트족과 같은 조상의 후예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모두 산림 유목민족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이들의 슬픔을 깊이 공감하며 중국 정부의 빠른 복구 노력에 감사한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통신이 13일 전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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