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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카자흐, 깊어지는 ‘석유 밀월’

등록 2007-08-21 19:30

카자흐스탄 송유관 시설현황
카자흐스탄 송유관 시설현황
두나라 잇는 송유관 연장에 석유가스관 건설 잇단 합의
중, 카스피해 원유 퍼올 길 확보…카자흐는 미·러 의존 탈피

“카자흐는 중국이 원하는 것을, 중국은 카자흐가 원하는 것을 모두 갖고 있다.”

최근 중국 정·재계에선 이런 말이 공공연히 들려온다. 에너지 자원에 목말라 있는 중국과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려는 카자흐스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두 나라 관계가 한층 밀접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7위의 원유매장량을 자랑하는 카자흐에 대한 중국의 애정 공세는 매우 뜨겁다. 상하이협력기구 회의 뒤 카자흐 수도 아스타나를 방문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 대통령은 18일 정상회담을 열어, 중국 아라산커우와 카자흐 중부 쿵콜 유전을 잇는 998㎞ 길이의 송유관을 카스피해 쪽 켄키야크까지 약 700㎞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중국은 카스피해의 원유를 직접 끌어갈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게 됐으며, 카자흐는 원유 판매를 더욱 다변화할 수 있게 됐다. 카스피해 일대의 석유 매장량은 2600억배럴로 전세계가 10년동안 사용할 수 있는 분량으로 알려져 있다.

두 정상은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중국을 연결하는 가스수송관 건설에도 합의했다. 중국석유가스집단공사(CNPC)는 이미 페트로카자흐를 캐나다 기업으로부터 42억달러에 사들였다. 중국 자본으로 건설되는 카자흐의 주유·정유시설도 잇따르고 있다.

카자흐 등 중앙아시아의 자원 쟁탈전에서 중국의 활약이 돋보이는 것은 중국 석유회사들이 서구 석유메이저들과 달리 상업적 이익보다 자원확보 자체를 우선시하기 때문이라고 〈비비시〉(BBC) 방송은 20일 보도했다. 가격경쟁으로 자원을 놓칠 위험을 무릅쓰기보다는, 더 많은 돈을 줘서라도 자원을 확보하려 애쓴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페트로카자흐 매입과정에서도 중국이 웃돈을 지불했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카자흐 정부는 겉으로는 ‘공정 경쟁’을 표방하고 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미국, 러시아, 중국 등 모두가 카자흐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이해관계로 인한 갈등이 일어나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옛 소련 시절부터 계속돼온 러시아에 대한, 또 최근의 미국에 대한 의존적 관계를 탈피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카자흐는 국외 투자를 적극 수용하며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일부에서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과 함께 카자흐와 남아공을 포함한 또다른 ‘브릭스’(BRICKS)라는 용어를 사용할 정도다.

그렇지만 중국의 자원 ‘독점’이 세계경제에 끼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에너지 전문가 로버트 코진은 “국외에서 자원을 조달하는 것은 모든 회사가 하는 일”이지만 “중국회사들이 사들인 자원은 중국에서만 사용될 뿐, 세계시장에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비비시〉는 카자흐에서 중국은 ‘자기만의 규칙으로 등장해 점점 강해지고 있는 선수’라며, 중국의 등장이 서구로서는 기회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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