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떠나기 전엔 아프리카가 거대한 사막이라고만 생각했다.”
2001년 중국을 떠나 아프리카 말라위로 이주한 양졔(25)는 이렇게 말하며 당시를 회상했다.
말라위의 기후는 아열대에 속해 사막과는 거리가 멀다. 막연히 ‘사막에선 아이스크림 수요가 높겠지’라며 친척들로부터 끌어모은 돈으로 그가 시작한 아이스크림 공장은 현재 말라위 최대의 아이스크림 회사가 됐다. 청두에서 파이프 공사업을 하던 여우셴원(55)도 올해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로 옮겨왔다. 그는 중국인 동업자와 함께 폐기물에서 가스를 추출하는 회사를 세웠다. 전기공급이 불안정하고 전기가격이 비싼 나라에서 효용이 있을 것이란 계산에서다.
아프리카에서 ‘성공신화’를 꿈꾸는 중국 사업가들이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지난 몇년 새 중국과 아프리카의 교역이 확대되면서, 아프리카에서 사업을 벌이는 중국인 사업가가 수십만명에 이르렀고, 성공을 거둔 이들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의 아프리카 ‘러시’는 아프리카가 상대적으로 경제규모가 작고, 값싼 중국산 상품으로도 소비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아프리카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은 거의 경쟁할 상대조차 없고, 아프리카 소비자들은 값싼 중국 상품을 마다하지 않았다. 아프리카 대륙 경제의 주도권을 쥐고 있던 서구 국가들은 중국에 자리를 내줘, 아프리카에서 서구인들은 외국인 전용주거지역에 사는 국제원조기구나 석유회사 사람들이 남았을 뿐이다.
지난 몇년 동안 ‘반중’ 성향을 보여온 잠비아의 상인들은 “중국인이 아프리카에 오고 싶다면, 투자나 건축 등의 목적으로 와야 한다”며 “고무슬리퍼나 티셔츠 같은 저가 상품, 그나마 얼마 되지도 않는 소비자들을 놓고 현지인들과 경쟁하는 ‘잡상인’의 모습은 환영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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