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비싸도 일본 기업 청정 딸기·뉴질랜드 우유 ‘불티’
중국의 부유층도 중국산 식품을 꺼리는 등 ‘중국산 식약품 불신’이 세계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올해 초 산둥성 칭다오 한 슈퍼마켓에 나온 ‘청정딸기’는 일반 딸기 가격의 10배인데도 남김없이 팔렸다. 일본 농업기술을 이용하는 라이양의 한 농장에서 재배된 이 딸기는 생산과정에서 농약 사용을 현저히 줄였다고 알려져 부유층 손님들이 대거 구입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1일 보도했다. 농장 주인인 칸위자이는 “대량 구입한 사람도 많았다”며 “손님들은 모두 중국인이었다”고 말했다.
이 농장은 지난해 5월 일본의 아사히맥주·스미토모화학·이토추상사가 함께 설립한 곳이다. 뉴질랜드 젖소를 들여와 키우며 자체 상표로 ‘고급’ 우유 생산도 진행 중이다. 중국의 도시인구 1인당 우유 소비량은 지난 10년 동안 네 배 늘었으나, 항생 물질이나 호르몬제 과잉 투여 등으로 우유를 대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불신은 뿌리깊다.
세계 시장에선 애완동물 사료와 감기약에 이어 중국산 치약이 말썽을 빚고 있다. 파나마에서 중국산 추정 치약 6천여 통에서 독성물질 디에틸렌글리콜이 검출됐다. 중국 당국이 장쑤성 쪽 업체 두 곳을 지목해 수사에 나섰으나 해당 업체는 수출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이 23일 보도했다. 지난해 파나마에선 이 물질이 함유된 중국산 감기약 원료로 감기환자 100여명이 숨진 바 있다.
유럽연합(EU)의 로버트 매들린 공중보건소비자보호국장은 22일 베이징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잇따른 중국산 식약품의 건강위협이 궁극적으로 중국 제품 전반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국가공상총국은 올해를 ‘농촌 식품시장 정돈의 해’로 지정해 쌀·고기·채소 등 주요 농산물 유통망 관리에 나섰다고 국영 라디오 방송이 최근 보도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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