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중국 베이징 인민은행 앞을 한 남성이 아이를 안고 지나가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세계 각국이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두 달 연속 대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냉각되고 있는 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조처란 평가가 나온다.
중국 인민은행은 20일 누리집을 통해 12월에 3.8%를 기록한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의 이율이 1월엔 0.1%포인트 떨어진 3.7%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두 달 연속 하락세다. 앞서 인민은행은 지난 2020년 4월 4.05%에서 3.85%로 떨어진 뒤 20개월 동안 유지됐던 대출 기준금리가 지난달 20일 3.8%로 0.05%포인트 낮아졌다고 고시한 바 있다. 이날 인민은행 쪽은 5년 만기분의 이율도 4.65%를 유지했던 전달에 견줘 0.05%포인트 인하된 4.6%로 집계됐다고 덧붙였다.
대출우대금리는 인민은행이 매달 20일 고시하는 18개 시중 은행이 보고한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의 평균 값으로, 중국에선 사실상 정책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대출 기준금리 구실을 한다. 인민은행은 지난 17일 금융기관에 공급하는 정책자금 금리인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21개월 만에 2.95%에서 2.85%로 0.1%포인트 인하하면서 대출우대금리 추가 인하를 예고한 바 있다.
경기 회복에 따른 물가인상 압박이 거세지면서 미국과 독일 등이 잇따라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나선 것과 달리 중국이 금리를 낮춰 시장에 유동성을 제공하고 나선 것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경기를 떠받치기 위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의 기저효과로 지난해 1분기 18.3%를 기록했던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2분기 7.9%까지 떨어졌다. 이어 3분기와 4분기엔 각각 4.9%와 4.0%를 기록하면서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지난 2019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1%를 기록한 바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할 올 가을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둔 중국이 올 경제운용 기조로 ‘안정’을 맨 앞에 내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중국 당국은 지난달 8~10일 열린 최고위급 경제정책 결정체인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수요위축 △공급충격 △전망악화를 중국 경제가 직면한 3대 압력으로 지목하고, 올해 경제정책의 목표를 ‘안정 최우선, 안정 속 발전’으로 못박았다. 또 올 거시 경제정책의 목표를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역량 강화를 위한 적극적 재정정책과 유연하고 합리적이고도 충분한 유동성 유지를 원칙으로 한 안정적 통화정책”으로 규정한 바 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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