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가 지속되면서 사실상 채무 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가 홍콩 증시에 상장된 자사 주식의 거래 중지를 요청했다.
3일 <신경보>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헝다 쪽은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자사 관련 주식의 거래를 일시 중단해 달라고 홍콩 증시 쪽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홍콩 증시에선 헝다와 자회사 관련 모든 주식의 거래가 잠정 중단됐다. 헝다 쪽은 주가 폭락세 속에 지난 10월에도 자사주 거래 중단을 요청한 바 있다.
헝다 쪽은 따로 내놓은 성명에서 모종의 ‘내부 정보’를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가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내용을 공개하기에 앞서 잠정적으로 주식 거래를 중단시켰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헝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공모 채권·사채·역외 채무 등을 포함한 채무조정 방안과 관련된 내용일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앞서 중국 하이난성 당국은 지난달 30일 헝다 쪽이 지은 주거용 건물 39개동을 ‘불법 건축물’로 규정하고 10일 안에 철거하라고 지시하면서 헝다 주가가 또 한 차례 출렁인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한해 헝다의 주가는 연초 대비 약 89% 폭락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