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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 관영매체, 미국 주최 ‘민주주의 정상회의’ 원색적 비난

등록 2021-12-10 15:10수정 2021-12-10 15:17

<신화>, “패권 유지 위해 분열 조장, 반민주적”
<환구>, “독성 말벌이 꿀벌 떼 납치한 꼴”
<인민>, “대만 이용 중국 억제, 좌시않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9일 화상으로 개막한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가한 각국 대표단을 향해 발언을 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9일 화상으로 개막한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가한 각국 대표단을 향해 발언을 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미국 주최로 110개국이 참가해 9일(현지시각) 개막한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두고 중국 관영매체들이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대만의 행사 참가를 ‘불장난’으로 규정하고,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영 <신화> 통신은 10일 ‘민주주의를 내세운 미국식 해프닝’이란 제목의 논평에서 “미국이 주최한 이른바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세계를 진영으로 가르고 분열을 조장해, 미국의 패권적 지위를 지키기 위한 의도”라며 “민주주의를 기치로 내걸었지만 국제사회의 의견도 구하지 않고, 유엔 등 국제기구와 협의도 없이 미국이 독단적으로 주최하는 등 도처에서 반민주성이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미국식 민주주의는 미국의 상황에 기초해 만들어진 민주주의의 한 형식에 불과할 뿐 보편성을 확보한 게 아니다”며 “민주주의는 인류 공통의 가치이자 각국 인민의 권리로, 미국은 이를 독점할 수 있는 특허를 갖고 있지 않다”고 질타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내세운 어처구니없는 미국식 ‘정치 쇼’의 진면목은 이미 세계가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이번 행사를 “독성 말벌 한마리가 꿀벌 떼를 납치했다”고 표현하며 비난 수위를 끌어 올렸다. 신문은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배척하기 위해 막대한 노력을 투입해 세계 각국과 지역을 누가 민주적이고, 반민주적인지 구분했다”며 “이렇게 많은 국가를 하나로 모아 지지를 이끌어내려 했음에도 결과가 그리 좋지 않은 것은 그만큼 미국이 취약해졌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어 “코로나19로 여전히 곤욕을 치르고 있는 데다, 불과 얼마 전 이른바 ‘민주주의의 실험실’로 부르던 아프가니스탄에서 도망쳐 나온 미국이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주최한 것 자체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독성 말벌 한마디가 무고한 꿀벌 떼를 납치한 뒤, 꿀을 만드는 대신 벌침을 쏘라고 가르치는 꼴”이라고 질타했다.

미국이 이번 행사에 대만을 공식 초청한 것을 두고도 날선 비난과 경고가 쏟아졌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치 사설에서 “미국은 ‘중국이 일방적으로 현상을 변경하려 한다’고 말하지만, 대만해협에서 평화가 아니라 긴장을 고조시켜 중국을 억제하려는 것이 미국의 진정한 의도”라며 “미국 쪽은 ‘대만 독립’이란 바둑알을 이용해 중국의 대만 정책을 왜곡하고, 대만 문제를 중국 억제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것은 국가 통일에 대한 중국 인민의 확고한 의지와 강력한 능력에 대한 심각한 오판”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대만해협 정세가 새로운 긴장 국면에 직면하게 된 근본 원인은 대만 당국이 계속 ‘미국에 기대 독립을 도모’하려는 데 있으며, 미국 일각에서도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억제’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만 당국과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도전하는 불장난을 멈추지 않는다면, 중국은 단호한 대응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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