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메이친 미국 주재 타이베이 경제문화처 대표가 9~10일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앞서 일본 <엔이이치케이>(NHK) 방송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NHK 누리집 갈무리
중국의 강한 반발에도 9~10일(현지시각) 열리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 대표로 참석하는 샤오메이친 미국 주재 타이베이 경제문화대표처 대표가 “대만 민주주의가 계속 존속하는 게 민주주의 국가들 전체에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샤오 대표는 회의 참석에 앞서 9일 일본 <엔에이치케이>(NHK)와 인터뷰에서 “대만이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통해 그동안 쌓아온 민주주의의 성공 체험을 널리 공유할 수 있다. 중국인 민주주의가 아시아 국가들과 홍콩에 맞지 않는다는 선전을 이어오고 있지만, 그게 옳지 않다는 것을 대만이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만이 자유롭고 개방된 민주적 사회로 존속한다는 사실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지극히 중요하다. 모든 민주주의 국가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호소했다. 중국의 거센 압박 속에서도 민주주의의 꽃을 피워온 대만의 존재 자체가 민주주의 진영 전체에 커다란 ‘유·무형의 자산’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샤오 대표는 또 대만이 그동안 정보 공개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와 싸움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며 “우리는 디지털 기술을 발전시켜 민주적 절차로 시민들의 참가를 촉진시켰다. 전문성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회의에 참가하는 각오를 밝혔다. 대만은 1949년 12월 ‘국공내전’에서 패한 국민당이 타이페이를 임시수도로 정해 옮겨 온 뒤 40년 가까이 계엄령 아래 있었다. 1987년 7월 마침내 계엄령이 해제된 뒤 1996년 3월 첫 총통 직접선거를 실시했고, 2000년엔 민주적인 정권 교체에 성공하는 등 안정적인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해 왔다.
미국은 지난달 23일 민주주의 정상회의 초청국 명단에 이례적으로 대만을 포함시키며 중국의 큰 반발을 부른 바 있다. 대만 총통부는 그 직후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정부가 대만을 초청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면서도 이 모임엔 차이잉원 총통 대신 탕펑 디지털 담당 정무위원과 주미 대만대표인 샤오 대표가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5일 “화상 회의라 해도 차이 총통이 참석하면 중국의 ‘레드 라인’을 건드리는 게 돼 군사적으로 격한 반발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대만이 선을 넘진 않았다”고 평했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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