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항천과기집단 산하 항천동력기술연구원이 개발했다는 진력(추력) 500t급 고체연료 로켓 엔진. 중국항천과기집단 제공
중국이 “세계 최대, 최고 기술”의 고체연료 로켓 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우주 탐사용뿐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추진체로도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어서 눈길을 끈다.
20일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국영 중국항천과기집단(CASC)에 딸린 항천동력기술연구원은 전날 자체 개발한 추진력(추력) 500t급 고체연료 로켓 엔진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마감했다. 엔진의 직경은 3.5m로 알려졌다.
추진력 500t급이란 말은 500t급 물체를 들어올릴 수 있는 힘을 뜻한다. 추진력에 시간을 더하면 특정 무게를 특정 시간 동안 들어올릴 수 있는 힘(tf)을 알 수 있는데, 중국 쪽 발표에선 엔진 분출 시간이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6년 9월 “추진력 80t(tf)의 대출력발동기 지상분출 시험을, 작업시간 200초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0초 동안 80t급 물체를 들어올릴 수 있는 힘이 있다는 뜻이다.
다만 연구소 쪽은 이번 실험에 사용된 고체연료가 150t이라고 밝혔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중심으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발사체는 추력 75tf에 연소시간은 145초에 이른다. 연료량이 많으면 연소 시간이 길어지면서, 비행거리도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방송은 엔진 개발 관계자의 말을 따 “기존에 사용된 고체연료는 수백kg에서 수십t 정도에 불과했지만, 이번에 사용된 연료의 무게는 100t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소 쪽은 이번에 실험한 엔진에 대해 “향후 달이나 화성 탐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로켓 엔진은 이른바 ‘이중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다. 연구소 쪽 주장처럼 우주 개발용이 아닌 무기용으로 쓴다면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사정거리가 훨씬 길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액체연료에 견줘 고체연료는 발사 준비에 걸리는 시간이 대폭 단축되는 탓에 ‘위협’의 정도가 훨씬 큰 것으로 평가한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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