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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코로나 기원 밝히려 우한 혈액샘플 수만건 조사키로

등록 2021-10-13 10:48수정 2021-10-13 14:22

CNN, 중국 당국자 인용 보도
2019년 코로나 발병 시기 포함
“외국 전문가 참여해야 신뢰” 주장도
루마니아 수도 부큐레슈티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가 12일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다. 부쿠레슈티/AP 연합뉴스
루마니아 수도 부큐레슈티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가 12일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다. 부쿠레슈티/AP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을 밝히기 위해 최초 발병지인 우한의 혈액 샘플 수만개에 대한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시엔엔>(CNN)이 13일 보도했다.

이번 조사의 대상인 혈액 샘플들은 우한 혈액센터가 보관해온 것으로, 우한이 코로나19 발병 탓에 전면 봉쇄된 2019년 말에 채취한 것도 분석에 포함될 예정이다. 중국 관리들은 헌혈과 관련된 법적 분쟁 가능성에 대비해 혈액을 2년간 보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한 혈액센터는 혈액 샘플 20만개를 보관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2019년 10~11월에 인간에게 최초로 발병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 시기에 수집한 혈액 샘플은 보관 기한에 임박한 상황이다. 우한에서 코로나가 발병한 날짜로 최초 보고된 것은 2019년 12월8일이지만, 중국 보건 당국은 이보다 앞서 인간에게 발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우한이 봉쇄된 시기에 수집된 혈액은 바이러스가 언제, 어디서 최초로 발생했는지를 가릴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의 전염병학 교수 모린 밀러는 코로나 최초 발생 시기의 혈액 샘플이 이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해 핵심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고 <시엔엔>에 말했다. 하지만 그는 “자격을 갖춘 옵서버가 참여하지 않는다면 중국의 조사 결과를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 전문가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의 코로나 조사팀에 파견된 중국 대표는 지난 7월 기자회견에서 중국 전문가들이 혈액 샘플을 조사하면 외국 전문가들에게도 결과를 보내겠다고 했다. 하지만 혈액 샘플 자체를 중국 밖으로 반출해 조사해야 객관성이 담보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원과 초기 확산은 의료뿐 아니라 정치적 차원에서도 관심과 논란의 대상이 돼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정보기관들에 바이러스의 기원 문제에 대해 90일간 조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 정보기관들은 야생동물에게서 인간한테 전파됐는지, 소문처럼 우한의 연구소에서 유출됐는지 등 핵심적 의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한 비밀 보고서를 제출받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 팬데믹의 기원에 관한 핵심 정보는 중국 내에 존재하지만 중국 정부는 처음부터 외국 조사관들이나 국제 보건 당국의 접근을 막아왔다”고 했다. 중국은 코로나의 기원에 대한 국제 공동조사를 요구한 오스트레일리아에 대해 석탄 수입 중단 등 경제 보복을 가하기도 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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