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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규제 강화에 주가 폭락… 중국 기술주 덮친 ‘승자의 저주’

등록 2021-07-28 16:07수정 2021-07-29 02:46

규제당국 공세 강화, 첨단기술주 폭락세
중 투자자, 홍콩 증시 ‘대장주’ 투매 조짐
사교육 업계 규제가 촉발시킨 폭락 장세
“다음 차례는 부동산-보건·의료-보험 업계?”
28일 홍콩의 한 은행 앞에 설치된 전광판에 홍콩 증시의 주가 현황이 표시돼 있다. 홍콩/AP 연합뉴스
28일 홍콩의 한 은행 앞에 설치된 전광판에 홍콩 증시의 주가 현황이 표시돼 있다. 홍콩/AP 연합뉴스

중국 규제 당국의 전방위적 공세 속에 정보통신 기반 첨단기업을 중심으로 주가 폭락세가 심상찮다. 홍콩 증시에선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대형 기술주 투매 조짐까지 보이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28일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투자자들은 이날 오후 1시7분(현지시각) 현재까지 127억홍콩달러(약 1조8842억원) 규모의 주식을 처분했다. 지난 3월 이후 하루 최대치다. 통신은 “중국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서만 최대 정보통신 업체로 꼽히는 텐센트와 최대 배달전문 기업인 메이퇀의 주식 각각 330억홍콩달러와 130억홍콩달러 규모를 매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날까지 이틀 동안에만 모두 16%나 떨어졌던 텐센트의 주가는 이날 오전 장에서만 3.7%가 추가로 빠졌다. 전날 이 업체 쪽이 “관련법과 규정에 따라 보안기술 업그레이드 작업에 들어간다”며 신규 회원 등록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한 게 불안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선 두 거래일 동안 무려 29%나 폭락했던 메이퇀의 주가는 이날 오전 장에선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대장주’의 폭락세 속에 홍콩 항셍 지수도 26~27일 이틀에만 8.2% 급락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틀 기준 최대 낙폭이다. 통신은 “텐센트, 메이퇀과 함께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폭락세를 주도하면서, 이들 3개 기업이 홍콩 증시 주가 손실분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 전 회장의 금융당국 비판 발언 이후 중국 규제 당국은 첨단기업을 중심으로 전방위적 공세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초 알리바바의 핀테크(온라인 금융서비스) 자회사인 앤트그룹의 홍콩·상하이 증시 동시 상장을 전격 중단시킨 것이 그 시작이었다.

이후 알리바바와 텐센트, 메이퇀과 최대 차량 공유기업인 디디추싱 등 관련 업계 1위 기업들이 줄줄이 규제 당국의 목표물이 됐다. 특히 지난달 말 미 뉴욕증시에서 성공적으로 기업공개를 마친 직후 규제 당국의 집중포화에 직면한 디디추싱의 주가는 40%나 폭락한 상태다. 이를 두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승자의 저주”라고 짚었다.

이번 주가 폭락세는 지난 23일 중국 규제 당국이 발표한 사교육 업계 규제 방안이 촉발시켰다. 1200억달러(약 138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중국 사교육 시장을 주도하는 온라인 교육업체를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꾸고, 사교육 기관이 기업공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금지하는 게 뼈대다.

이에 따라 중국 사교육 시장의 신규 자금 조달 창구가 막힐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관련 업계의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사교육 업체 신둥팡교육기술의 주가는 사흘 연속 폭락세를 보이면서 고점 대비 70%나 주가가 빠졌다”며 “규제 조치가 다른 업계로도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골든드래곤 중국 지수가 거래일 기준 사흘 만에 15%나 폭락했다”고 전했다.

중국 규제 당국은 △데이터 보안 △독과점 방지 △금융 안정 등 3가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규제의 강도가 ’통상적인 차원’을 넘어서면서,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블룸버그>는 “사교육 업계 다음은 가격 거품 논란이 일고 있는 부동산 업계가 될 것이며, 급속한 고령화와 코로나19 사태로 급성장하고 있는 보건·의료와 보험 업계도 규제 당국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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