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2세대 전투기인 젠(J)-7 전투기 2대가 훈련을 위해 이륙하고 있다. 중국군망 갈무리
중국군이 퇴역을 앞둔 구형 전투기를 무인기로 개조해 대만 방공망 교란작전에 활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비용과 위험은 줄이면서, 대만군의 ‘피로도’는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항공기 6대가 지난 6월17일 오전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했다. 당시 대만군의 발표 내용을 보면, 중국군은 이날 작전에 윈(Y)-8 전자전기 1대, 젠(J)-16 다목적 전투기 2대와 함께 젠-7 소형 전투기도 투입했다.
중국군이 대만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면서 퇴역을 앞둔 젠-7을 동원한 것은 이례적이다. 대만 <자유시보>는 “지난해 9월 국방부가 중국군의 방공식별구역 침범 관련 내용 발표를 정례화한 이후 젠-7 전투기가 등장한 것은 6월17일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젠-7 전투기는 지난 1965년 선양항공기공업집단의 옛 소련의 기술을 도입해 제작을 시작한 중국군의 ‘2세대’ 전투기로, 이미 지난 2013년 양산이 중단됐다. 앞서 <중국중앙방송>(CCTV)은 지난 3월 중국 군당국이 내년 말을 목표로 실전 배치된 젠-7 전투기를 순차적으로 퇴역시키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젠-7은 구형 전투기이긴 하지만 특수전용 항공기나 첨단 전투기 호위용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공대공 미사일 탑재도 가능하다”며 “특히 무인기로 변형이 가능해 활용도가 높다”고 전했다. 중국은 젠-7을 포함한 퇴역한 구형 전투기 수천대를 무인기로 변형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신문은 군사 전문가의 말을 따 “대만 방공식별구역 침범에 동원된 젠-7 전투기가 무인 항공기로 개조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군 입장에선 비용과 위험은 줄이면서, 대만군의 대응 태세를 효과적으로 점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레이더 상에서 젠-7 전투기의 모습이 대만군에 배치된 에프-16 전투기와 유사해 대만군의 방공망을 교란하는 데 효과적이란 평가도 있다.
미-중 갈등 격화 속에 미국과 대만 관계가 밀착하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은 이른바 ‘대만 포위 훈련’이란 이름으로 대만 방공식별구역 침범을 사실상 정례화 한 바 있다. 중국군 쪽은 지난 5월 18차례, 6월 10차례에 이어 7월 들어서도 지난 4일과 7일, 8일에 각각 대만 서남쪽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했다가 대만군의 대응 출격 이후 물러간 바 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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