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수도 타이페이에서 16일(현지시각) ‘독립국가를 세우자’라고 적힌 펼침막 앞에서 두 남성이 신문을 읽고 있다. 타이페이/EPA 연합뉴스
대만 집권 민진당이 2018년 지방선거 때 국민당에 내줬던 남부 가오슝 시장직을 탈환했다.
대만 최대 항구도시인 가오슝에서 지난 15일 실시된 시장 보궐선거에서 천치마이(55) 민진당 후보가 67만여표(70.03%)를 얻어 압도적으로 당선됐다고 대만 <자유시보>가 17일 보도했다. 가오슝 시의원인 리메이전(41) 국민당 후보는 24만여표(25.905%)를 얻는 데 그쳤다.
외과의사 출신인 천 당선자는 민진당 대변인과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을 두루 거쳤으며, 지난 6월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사임할 때까지 행정원 부원장(부총리)으로 일해왔다. 그는 2005년 셰창팅 당시 가오슝 시장이 행정원 원장(총리)에 임명되면서 가오슝 시장직을 대행한 경험이 있다.
앞서 천 당선자는 2018년 11월 지방선거 당시 가오슝 시장 선거에서 한궈위 국민당 후보에게 9%포인트(약 15만표) 차이로 패배한 바 있다. 1998년 이후 20년 동안 민진당 후보가 내리 당선됐던 가오슝에서 이변을 연출한 한궈위는 이를 발판으로 총통 선거에 나섰다가 차이잉원 총통에게 참패한 뒤, 지난 6월 실시된 주민 소환투표로 시장직마저 잃었다.
지난 1월 총통·입법원 선거 압승에 이어 전통적인 텃밭인 가오슝 시장 보궐선거까지 승리로 이끌면서 집권 2기에 들어선 차이 총통의 정치적 기반이 한층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천 당선자를 ‘민진당의 가장 강력한 장수’라고 부르며 지지를 호소했던 차이 총통은 선거 전날인 14일엔 직접 가오슝을 방문해 지지유세를 벌인 바 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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