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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국부펀드 1MDB 스캔들’ 말레이시아 전 총리 유죄

등록 2020-07-28 16:40수정 2020-07-28 20:28

권력남용 등 7개 혐의 모두 유죄
나집 라작(가운데)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28일 국부펀드 ‘1MDB’(1말레이시아개발유한공사)를 동원한 초대형 비리 사건 관련 재판을 받기 위해 쿠알라룸푸르 고등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쿠알라룸푸르/EPA 연합뉴스
나집 라작(가운데)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28일 국부펀드 ‘1MDB’(1말레이시아개발유한공사)를 동원한 초대형 비리 사건 관련 재판을 받기 위해 쿠알라룸푸르 고등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쿠알라룸푸르/EPA 연합뉴스

말레이시아 법원이 국부펀드 ‘1MDB’(1말레이시아개발유한공사)를 동원한 초대형 비리 사건에 연루된 나집 라작(67) 전 총리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국영투자기업을 통해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나랏돈을 빼돌리는 등 모두 42개 혐의로 기소된 나집 전 총리에 대한 첫 판결로, 앞으로 이어질 5개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말레이시아 고등법원은 28일 1MDB의 자회사 에스아르시(SRC) 인터내셔널을 통해 4200만링깃(118억여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하는 등 7개 혐의로 기소된 나집 전 총리에게 유죄를 선고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해 4월, 권력 남용(1건)과 배임(3건), 돈세탁(3건) 혐의 등으로 재판이 시작된 지 13개월 만에 첫 판결이 나온 것이다.

모하맛 나즐란 가잘리 판사는 “검찰이 나집 전 총리가 자금을 유용했다는 혐의를 의심할 여지 없이 입증한 반면, 나집 전 총리 쪽은 반박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앞서 말레이시아 고등법원은 지난 23일 나집 전 총리에게 재임 기간 내지 않았던 세금 16억9천만링깃을 납부하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나집 전 총리 쪽 변호인의 요청으로 형량 선고는 미뤄졌으나, 15~20년형을 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판사가 선고문을 읽는 동안, 나집 전 총리는 차분하지만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고 전했다. 나집 전 총리 쪽은 항소 뜻을 밝혔다. 그는 선고를 하루 앞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처음부터 (이번 재판이) 결백을 입증할 기회라고 하지 않았나”라며 “항소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나집 전 총리는 이 재판 외에도 5개의 재판을 추가로 앞두고 있다. <에이피> 통신은 이번 결정이 검찰 쪽 주장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재계 등에 말레이시아 정부의 국제 금융범죄 소탕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재판은 무히딘 야신 총리가 이끄는 말레이시아 새 연립정부가 출범한 지 5개월 만에 이뤄지며 특히 관심을 모았다. 연정에는 나집 전 총리가 속한 통합말레이국민조직(UMNO)이 참여하고 있는 까닭에, 나집 전 총리를 제대로 단죄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유죄 선고를 통해 부패 근절을 내세운 무히딘 총리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높아지겠지만, 통합말레이국민조직과의 갈등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1MDB는 나집 총리가 2009년 취임 직후 경제개발 사업을 벌인다는 목적으로 설립한 펀드다. 하지만 2013년 총선을 앞두고 1MDB의 자금이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등 여러 은행과 기업을 통해 나집 전 총리의 개인 계좌로 흘러갔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파문이 일었다. 그 결과, 나집 전 총리가 속한 통합말레이국민조직은 2018년 총선에서 60년 만에 야당 연합인 희망연대에 참패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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