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의료진이 지난 26일 방호복을 입고 뭄바이 카주파다 내 봉쇄구역을 돌며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뭄바이/EPA 연합뉴스
인도에서 결혼식을 통해 코로나19가 퍼져 신랑이 숨지고 100명에 가까운 하객이 집단 감염되는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다.
인도 동부 비하르주에서 지난 15일 결혼식을 치른 신랑이 이틀 뒤 숨지고 하객과 주민 등 9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더 힌두>가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를 보면, 수도 뉴델리의 위성도시인 구루그람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던 30살 신랑이 결혼식을 위해 지난 5월 말 비하르주의 주도 파트나에서 50㎞ 가량 떨어진 팔리간지의 시골 마을 데팔리로 돌아왔다. 최근 인도 수도 일대에선 연일 수천명의 확진자가 쏟아져 나올 정도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상황이다. 결혼식 당일인 지난달 15일, 신랑은 고열 증상이 있다며 예식을 미루자고 했지만, 가족들은 그냥 식을 밀어붙였다. 이틀 뒤인 17일, 신랑은 병원에 가볼 새도 없이 목숨을 잃었고, 주검은 코로나19 감염 여부 검사도 없이 화장됐다.
얼마 뒤, 마을 사람 몇몇이 당국에 신랑의 사망 사실을 보고했고, 당국은 의료진을 마을로 보내 결혼식에 참석했던 하객 369명 등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신랑 친척 1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검사는 주변 마을로 확대됐고, 80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국은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났음에도 결혼식을 강행하는 등 신랑 가족이 코로나19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고 밝히는 한편, 해당 지역에 통제령을 내리고 집중 방역에 나섰다.
인도에선 최근 당국이 경제회복을 위해 코로나19 관련 봉쇄 조처를 대폭 완화하며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5월 말 8천명 안팎이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1만8000∼1만9000명대로 불어났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를 보면, 인구 13억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일 현재 56만6840명(사망자 1만6893명)으로, 미국·브라질·러시아에 이어 세계 네번째로 많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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