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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뉴질랜드 테러 추모행사서도 히잡 쓴 아던 “우리는 하나”

등록 2019-03-22 13:48수정 2019-03-22 20:50

무함마드 인용 “서로 친절과 동정 속에 한몸 돼야”
무슬림 공동체 상처 치유 리더십 세계가 찬사
이슬람 지도자 “총리의 연민과 눈물에 감사”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22일 크라이스트처치 테러 추모 행사에 히잡을 쓰고 참석해 참가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AP 연합뉴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22일 크라이스트처치 테러 추모 행사에 히잡을 쓰고 참석해 참가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AP 연합뉴스
1주일 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 두 곳에서 50명이 숨진 테러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예배가 22일 사건 현장에서 진행됐다. 혐오 범죄에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무슬림 공동체에는 깊은 연민과 공감의 제스처를 취해 서구의 포퓰리즘 흐름에 맞서는 지도자로서 깊은 인상을 심어준 저신다 아던 총리는 이날도 히잡을 쓰고 참석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현지시각) 사건이 발생한 알누르 모스크 인근 해글리 공원에서는 이 사원의 이맘인 가말 포우다의 집전으로 집단 예배가 진행됐다. 수천명이 공원을 가득 메운 가운데 포우다는 “지난 금요일 나는 이 모스크에 있었고, 테러리스트의 눈에서 증오와 분노를 보았다. 그는 50명을 숨지게 하고 48명을 다치게 했으며, 전세계 수백만명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며 “그러나 오늘 나는 같은 곳에서 뉴질랜드 시민들과 세계 인류의 눈에서 사랑과 연민을 본다”고 말했다.

22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 인근 해글리 공원에서 1주일 전 50명이 숨진 테러 희생자들을 위한 이슬람 예배 행사가 열렸다. 크라이스트처치/AFP 연합뉴스
22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 인근 해글리 공원에서 1주일 전 50명이 숨진 테러 희생자들을 위한 이슬람 예배 행사가 열렸다. 크라이스트처치/AFP 연합뉴스
포우다는 공감의 리더십으로 주목을 받은 아던 총리가 참석한 데 사의를 표하고, “우리의 가족을 든든히 붙잡아주고, 스카프(히잡)로 우리를 존중해주고, 연민의 말과 눈물을 보여준 데 감사한다. 우리와 하나가 되어준 데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던 총리의 행위가 “전세계 지도자들에게 귀감이 됐다”며 높이 평가했다. 아던 총리는 15일 사건 발생 직후 현장을 방문해 “그들이 우리다”라며 수습에 나섰다. 그는 서구 지도자로서는 드물게 히잡을 쓰고 등장해 희생자들 가족을 위로하는 등 공감 능력을 보여줬다. 이날 추모 예배에도 히잡을 쓰고 참석했다. 21일에는 모든 종류의 반자동 총기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던 총리는 포우다의 연설에 앞서 “뉴질랜드가 여러분과 함께 슬퍼한다. 우리는 하나다”라며 무슬림 공동체를 위로하고, “예언자 무함마드는 신자들은 서로의 친절과 연민과 동정 속에 한몸과 같다고 했다. 몸의 한곳이 고통을 받으면 온몸이 통증을 느낀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많은 백인 여성들도 아던 총리처럼 히잡을 썼다.

이날 행사는 뉴질랜드 방송뿐 아니라 <시엔엔>(CNN) 등을 통해 전세계로 생중계됐다. 이슬람 행사가 생방송 전파를 탄 것은 기독교 인구가 절반이고 무슬림은 1%가 갓 넘는 뉴질랜드에선 이례적이다. 이날 뉴질랜드 전역의 모스크들에서는 보호와 연대의 의미를 담은 ‘인간 띠’ 행사가 진행됐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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