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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라팔만 있었어도”…인도, 카슈미르서 파키스탄에 ‘굴욕’

등록 2019-03-04 16:15수정 2019-03-04 20:44

파키스탄 공군과 카슈미르 공중전에서 사실상 패배
노후기 미그-21로 파키스탄 F-16 상대한 까닭
인도를 ‘잠재적 동맹’으로 중시하던 미국도 ‘뜨악’
모디 총리는 “라팔만 있었어도”라며 뒤늦은 후회
1일 파키스탄군에 생포된 인도 전투기 조종사 아비난단 바르타만 중령이 파키스탄과 인도 사이의 국경도시 라호르에서 인도 당국에 인도되고 있다. 라호르/신화 연합뉴스
1일 파키스탄군에 생포된 인도 전투기 조종사 아비난단 바르타만 중령이 파키스탄과 인도 사이의 국경도시 라호르에서 인도 당국에 인도되고 있다. 라호르/신화 연합뉴스
“라팔만 있었어도 ….”

세계 최악의 ‘분쟁의 땅’이라 불리는 카슈미르를 둘러싸고 인도와 파키스탄이 주고받은 난타전의 여파가 5월 인도 총선과 미국-인도 간 군사 협력 등 여러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중국의 부상에 맞서기 위한 잠재 동맹으로 전략적 우선순위를 둬온 인도군의 실력이 예상에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나자 미국 내에서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뉴욕 타임스>는 3일 “50년 만에 이뤄진 남아시아의 두 라이벌인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의 공중전은 인도군의 실력을 테스트해볼 드문 기회였다”며 “결과는 보는 이들을 당황스럽게 했다”고 전했다. 인도군은 파키스탄군보다 2배 크고 4배 많은 국방비를 사용한다. 그 때문에 인도가 이번 분쟁에서 전황을 유리하게 이끌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결과는 반대였다. 인도와 파키스탄 정부가 그동안 쏟아낸 성명을 모아 보면, 인도군은 지난달 26일 파키스탄을 무대로 활동하는 이슬람 무장세력이 인도 치안부대를 상대로 같은 달 14일 벌인 테러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의 발라콧을 폭격했다. 그러자 파키스탄 공군은 이튿날인 27일 인도령 카슈미르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섰다. 인도 공군은 옛 소련제인 미그-21 6기를 출격시켜 반격을 시도했다. 이를 상대한 파키스탄 전투기는 미국산 F-16인 것으로 전해진다.

치열한 공중전은 파키스탄의 ‘2 대 1’ 승리로 끝났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카슈미르 통제선 상공에서 인도 전투기 2기를 떨어뜨렸다”고 밝혔고, 인도군은 “파키스탄 전투기 1기를 떨어뜨렸다”고 응수하는 데 그쳤다. 인도군은 잠시 후 파키스탄 영내에서 낙하산으로 탈출한 인도군 조종사 아비난단 바르타만 중령이 눈이 가려진 채 연행되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봐야 했다. 파키스탄 당국은 1일 그를 석방하며 인도군이 추가 보복 공격 가할 수 있는 명분을 끊었다.

파키스탄군이 촬영한 추락한 인도 전투기 미그-21의 모습. 파키스탄 국방부 제공
파키스탄군이 촬영한 추락한 인도 전투기 미그-21의 모습. 파키스탄 국방부 제공
5월 총선을 앞둔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분통을 터뜨렸다. 모디 총리는 2일 인도가 프랑스와 구매 계약을 맺은 최신형 전투기를 언급하며 “라팔이 없다는 사실에 인도는 큰 결핍을 느끼고 있다. 인도는 만약 우리에게 라팔이 있었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후기인 미그-21이 아닌 최신형 전투기 라팔로 맞섰다면 승리할 수 있었을 것이란 주장이었다.

그러자 야권에선 “총리 당신은 부끄러움도 없느냐. 당신이 라팔이 늦게 도착하는 것에 유일하게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는 반발이 쏟아졌다. 인도는 전임 만모한 싱 총리 시절인 2007년 미그-21을 대체하려고 라팔 126기를 사들이는 대형 구매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2014년 모디 총리 취임 이후 가격이 급등하자 2015년 79억유로(약 10조1천억원)에 36기를 사는 것으로 축소됐다. 인도 야권은 총선을 앞두고, 이 과정에 모디 총리가 개입된 비리가 있다는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 라팔은 2022년에야 인도에 넘겨질 예정이다.

한편 인도군은 파키스탄이 이번 충돌에 ‘테러와의 전쟁’에만 사용 목적이 한정된 미국산 F-16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군이 ‘반칙’을 했다는 주장이다. 파키스탄은 “F-16은 출격하지 않았다”며 잡아떼는 중이다. 파키스탄 주재 미국대사관은 <로이터> 통신에 “파키스탄 당국에 추가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방어 무기의 남용에 대한 여러 의혹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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