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영유권 분쟁 지역서 신경전 벌이면서도
일본 “중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 변함없다”
일본 “중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 변함없다”
일본 정부가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자국 영해 바로 바깥쪽 접속수역(영토에서 22~44㎞ 해상)에 중국 잠수함이 진입했다며 중국에 항의했다.
일본 해상자위대와 방위성은 중국군 소속으로 보이는 잠수함이 10일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 앞바다에 이어 11일 센카쿠열도의 다이쇼지마(중국명 츠웨이위) 앞바다의 접속수역에서 수중 항행한 것을 파악했다고 밝혔다고 <엔에이치케이>(NHK) 등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날 다이쇼지마 앞바다에서는 중국군 프리깃함도 출현해 접속수역 안팎을 넘나들었다고 일본 당국은 밝혔다.
센카쿠열도는 일본이 실효 지배하고 있지만, 중국과 일본 사이에 영유권 분쟁이 계속되는 곳이다. 센카쿠열도 주변 일본 접속수역에 중국 해경 선박이 들어오는 일은 비교적 자주 있었지만, 중국군 함정이 출현하는 일은 드물다. 중국 잠수함이 이 지역 주변 일본 접속수역에 들어온 것은 2013년 이후 6번째다.
일본 정부는 스기야마 신스케 외무성 사무차관이 청융화 주일 중국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항의하는 한편 총리관저에 설치된 위기관리센터를 중심으로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국방부와 외교부는 이날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 2척이 관련 해역에 나타나 중국 해군을 따라다니며 감시활동을 벌인 데 대해 중국 쪽이 대응했다며, “댜오위다오와 부속도서는 중국의 고유한 영토”라고 강조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댜오위다오가 고유 영토임을 주장할 충분한 역사적, 법리적 근거가 있다”며, 일본은 2014년 합의한 4개항 원칙에 따라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행동을 하라고 촉구했다.
일본에서는 이번 사건이 최근 개선 기미를 보이는 양국 관계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올봄 일본에서 한·중·일 정상회의를 개최한 다음 아베 신조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연내 상대국을 번갈아 방문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그동안 부정적이던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신실크로드) 정책에 협력할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영해를 지키기 위해 의연하고 냉정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하면서도 양국 관계 개선 흐름을 저해하지는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중국과 일본은 지난해 가을 일련의 정상회담을 통해 전면적인 관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일본은 그러한 입장에서 전혀 변함이 없다”며 “중국이 이런 흐름을 저해하지 않도록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도쿄 베이징/조기원 김외현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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