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서 지난 17일 ‘녹색성장을 위한 사회책임투자’를 주제로 열린 중국 사회책임투자 콘퍼런스.
‘녹색성장을 위한 사회책임투자’
베이징서 지난달 국제 콘퍼런스
“글로벌 환경문제 해결하기 위해
아시아 국가 녹색투자 중요해져”
“일관성있는 정책금융 필요” 강조
베이징서 지난달 국제 콘퍼런스
“글로벌 환경문제 해결하기 위해
아시아 국가 녹색투자 중요해져”
“일관성있는 정책금융 필요” 강조
‘아펙 블루’(APEC Blue)
스모그 도시로 유명한 중국 베이징은 지난달 이례적으로 파란 하늘이 펼쳐졌다. 중국 정부가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스모그를 없애기 위한 극약 처방을 내놓은 덕분이었다. 차량 2부제를 실시하고 동시에 공장과 시민들의 난방 사용을 닷새간 중단했다. 그러나 아펙이 끝난 뒤 베이징의 하늘은 다시 희뿌연 스모그로 뒤덮였고, 상당한 규모의 산업 피해와 시민들의 불편함을 대가로 이뤄낸 일회성 성과라는 비판이 일었다.
올해 아펙 정상회의의 주요 이슈 중 하나가 환경 문제였다. 기후변화 협상에서 가장 미온하고 수동적인 미국과 중국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기후변화 관리에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과연 중국은 최대 탄소 배출국의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아펙 직후인 지난달 17일 베이징에서는 ‘녹색성장을 위한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국제콘퍼런스가 열렸다. 중국 증권전문지인 증권시보와 사회책임경영 컨설팅 업체인 신타오가 공동설립한 중국 사회책임투자포럼(SIF·Social Investment Forum)이 주최한 이번 콘퍼런스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해 녹색투자를 통한 환경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아시아사회책임투자협회(ASrIA) 및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공동설립자이자 영국 녹색투자은행의 비상임이사인 테사 테넌트는 기조연설에서 “글로벌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녹색투자는 필수불가결하며, 특히 에너지 산업 분야의 원동력”이라며 “최근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녹색투자 분야에서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는 최근 기후변화가 세계 경제성장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금융을 포함해 개별 기업들의 신용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3월 인민대표회의 개막식에서 ‘환경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할 의지를 나타냈다. 중국은 2011년 12차 5개년 계획에서 발표한 대체연료 및 에너지, 바이오테크놀로지 등 녹색산업에 대한 투자를 점차 강화해가고 있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투자액이 가장 많은 나라(2009년 기준)이자 유럽연합보다 더 많은 투자(2010년 기준)를 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심각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녹색산업을 지탱하는 투자 인프라가 우선돼야 한다. 중국 정부를 비롯해 많은 국가들이 녹색기술과 산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원하지만, 이들의 자금을 대는 투자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저조한 편이다. 이런 문제의식으로 최근 중국 정부는 ‘녹색 금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12년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가 발표한 녹색신용대출 정책 가이드라인을 보면, 은행들이 고에너지 산업에 대한 대출을 줄이도록 유도하고 기업들의 환경 리스크를 평가해 이를 기업 신용에 반영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콘퍼런스에 참가한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의 통계부 예옌페이 부국장은 “아직 실행 기간이 짧아 성과를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향후 금융 이해관계자들의 피드백을 통해 평가 지표를 구체화하고 교육과 인센티브를 연계한 프로그램을 실시해 녹색투자 시장을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기후변화 관련 비정부기관인 기후변화대중화기관의 우창화 소장은 “녹색투자는 생태계와 같아서 정부 정책적 지원, 기술과 자본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 소장은 기업의 녹색 성과, 즉 화석연료 제품이나 서비스를 줄이고 이를 대체하는 상품가치에 대한 정확한 평가 도구의 개발이 중요하며, 이러한 녹색기업과 산업 투자에 대한 올바른 보상을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는 “아시아의 신흥시장은 특히 녹색투자 인프라 건설이 중요하다”며 “기업들이 기후변화나 환경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정책 당국이 관련 정책을 입안할 수 있도록 학계나 투자 전문가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테넌트 이사 역시 “녹색투자 인프라 구축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정책 금융이 분명하고 일관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은경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원 ek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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