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왼쪽)이 9일 미얀마 네피도 국제컨벤션센터 제이드홀에서 열린 갈라 디너 행사에서 리수용 북한 외무상과 악수하고 있다. 네피도/연합뉴스
아세안포럼서 북간부 기자회견
“신뢰구축 도움 안돼…전면 배격”
한·미·일은 북핵 공조 재확인
“신뢰구축 도움 안돼…전면 배격”
한·미·일은 북핵 공조 재확인
북한이 10일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구상 등에 대해 “단호히 전면 배격한다”고 말했다.
최명남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은 이날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아세안지역포럼(ARF)에 참석 중 기자회견을 열어 “(드레스덴 구상,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등은) 조선반도에서 화해와 단합, 신뢰를 구축하는 데 아무 도움도 안 된다. 대결적인 프로세스이고 대결적인 선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남 사이에는 이미 오래전에 북남 최고 수뇌부가 합의한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이 있다”며 “국제사회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이런 훌륭한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위한 이정표가 있는데 말도 안 되는 드레스덴 구상 등을 들고나온 것은 북남 사이에 대결을 계속 추구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국장은 또 리수용 북한 외무상의 아세안지역포럼 회의 발언을 전하며 “연방제 통일방안은 통일된 연방국가 안에 서로 다른 두 개의 제도를 그대로 두는 방식이므로 통일과정에 충돌할 리가 없는 가장 평화적인 통일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남한은 회의에서 “고려연방제는 과거 레토릭에 불과하며 박근혜 정부의 드레스덴 구상이 훨씬 실용적인 방언이라고 반박했다”고 외교 당국자가 밝혔다.
리 외무상은 또 핵무기와 관련해 “우리가 핵억제력을 보유한 것은 미국의 끊임없는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 압력, 핵위협 공갈에 시달리다 못해 부득불 내리지 않으면 안 되는 우리의 결단”이라며 “우리의 핵은 말 그대로 전쟁을 막기 위한 억제수단”이라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대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 긴장의 주된 원인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위협이고 이것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심각한 위반이라는 점을 대부분 외교장관들이 인식했다”고 맞받았다.
윤 장관과 리수용 외무상은 9일 네피도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만나는 등 몇 차례 접촉 기회가 있었으나 간단한 인사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미·일 외교장관은 이날 3자 회담을 열어 북한·북핵 문제에 대한 공조 방안을 협의했다. 윤 장관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이나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가져온 저강도 도발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3국 공조가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은 한-일 관계 개선 필요성에 대한 입장을 거듭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인 9일에는 윤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의 회담이 열렸다. 한-일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윤 장관은 “한-일 관계가 어두운 터널을 뚫고 나가기 위해 지혜를 모아달라”고 말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양호한 일-한 관계는 상호간의 이익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일 간에도 왕이 외교부장과 기시다 외무상이 만났다. 중-일 외교장관 회담은 2012년 12월 아베 2기 내각이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네피도(미얀마)/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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