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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방글라데시 ‘암살단’, 영국군이 교육했다”

등록 2010-12-22 20:24수정 2010-12-23 08:23

교전중 사살·고문등 악명높은 대테러 엘리트부대
위키리크스 “영, 심문법·교전수칙 전수해와” 폭로
방글라데시의 대테러 엘리트부대인 ‘신속대응부대’(RAB)는 ‘정부 암살단’이라고 불린다. 이른바 ‘교전중 사살’이라는 명목으로 지난 수년간 1000여명을 죽이고 불법고문도 서슴지 않는 탓에 휴먼라이츠워치 등 인권단체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위키리크스가 21일 공개한 방글라데시 주재 미국 대사관의 이 부대에 관한 평가를 담은 전문을 보면, 이들에게 ‘수사심문기법’과 ‘교전수칙’을 전수한 것은 바로 식민모국이었던 영국의 군경이었다.

방글라데시 신속대응부대는 2004년 테러 및 범죄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경찰뿐 아니라 육해공군의 정예들을 선발해 12개 대대로 구성한 엘리트부대다. 그동안 3149정의 불법무기와 3만6000발 이상의 실탄을 압수했고, 악명 높은 테러리스트들을 다수 체포했다는 성과를 내세우고 있다. 최근 벌어진 의류노동자들의 시위 진압에도 맨 앞장을 선 부대가 이 부대다.

그러나 이 부대는 납치, 강탈, 고문도 서슴지 않고, 이른바 ‘교전중 사살’이라는 이름 아래 남미 군사정권시절 암살단과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일부 간부들은 ‘청부살인’의 대가로 뇌물을 받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부대장은 지난 3월 622명을 ‘교전중 사살’했다고 자랑스럽게 밝힌 바 있지만 ‘교전중 사살’로 부대원들이 처벌받은 적은 한번도 없다.

이번에 공개된 지난해 8월 전문을 보면, 제임스 모리아티 미국대사는 신속대응부대를 “방글라데시판 연방수사국(FBI)이 될 범죄수사조직”이라고 평가하면서 “3년 전 영국군이 수사심문기법과 교전수칙 등을 18개월 동안 교육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가디언>이 추가 확인한 바로는, 보수 연립정부가 출범한 지 5달 뒤인 지난 10월에도 신속대응부대를 위한 영국군의 강좌와 워크숍이 계속돼, 영국군과 방글라데시 신속대응부대와의 관계는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방글라데시 현 정부는 부대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출범하기 전 선거공약을 통해 ‘비사법적 살인’을 금지시키겠다고 약속했으나 2년이 지난 현재에도 이 부대의 ‘교전중 사살’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다카 공동법원도 피해자의 가족들과 인권단체가 제기한 소송 판결에서 “그런 살인행위가 종식되어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전혀 변화는 없다.

희생자들의 대부분은 젊은이들이며, 범죄자들도 있지만 상당수는 좌파 활동가들이다. 이런 교전중 사살은 대부분 한밤중에 일어난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20일 자정 직후 신속대응부대는 다카에서 북쪽으로 80㎞ 떨어진 탕가일이란 곳에서 25살의 남성을 사살했고, 1시간반 뒤 다카에서 50살의 남성을 사살했다. 21일에도 신속대응부대는 공산당원인 45살의 아니수르 나흐만을 교전중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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