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돌발변수로 총격사건 배후에 관심
대만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26일 롄잔 전 대만 부총통의 아들 롄성원이 국민당 후보 지원유세 도중 얼굴을 총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 사건이 접전을 벌이고 있는 이번 선거에 돌발변수로 등장했다.
롄성원은 이날 밤 8시30분께(한국시각 9시30분)께 타이베이시 인근 융허초등학교에서 신베이시 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국민당 천훙위안 후보 지원 유세를 위해 연단에 올라서려는 순간 괴한의 총격을 받았다고 현지언론들이 전했다. ‘말얼굴’이라는 별명을 가진 린씨 성의 이 지역 폭력배 두목이 연단까지 따라올라가 롄성원의 목덜미를 누르고 얼굴을 향해 총탄을 두발 발사했다.
롄은 국립 대만대학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뇌부위는 다치지 않아 생명에 지장이 없으며, 수술후 현재 의식이 맑은 상태라고 병원쪽은 밝혔다. 그러나 연단 아래 있던 청중 한 명이 폭력배가 쏜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 범인은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고 권총과 실탄 48발, 탄피 2개가 증거물로 압수됐다.
지난 2004년 대만 총통선거 때에도 선거를 하루 앞두고 천수이벤 총통과 뤼슈렌 부총통이 총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해 동정표를 받은 천 총통이 사건을 조작했다는 논란 끝에 재선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27일 실시될 선거는 타이베이시를 비롯한 5대 직할시 시장, 시의원, 이장을 뽑는 ‘삼합일선거’(三合一選擧)라고 불리는 지방선거이다. 그러나 2012년 3월 차기 총통 선거에 앞서 펼쳐지는 가장 중요한 선거이고, 마잉주 총통 임기가 절반을 지난 시점에 열린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는 ‘대선 전초전’, ‘총통 중간 고사’로 불릴 만큼 중요한 선거로 꼽혀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집권 국민당과 야당인 민진당은 피말리는 접전을 벌일 것으로 나타났다. 양당은 5대 시장 선거에서 3자리를 이기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가운데, 민진당 쪽이 3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쳐져 왔으나 ,이번 사건이 국민들의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 총통은 “선거 전날 이런 폭력 사건이 발생해 유감과 분노를 느끼며 대만 민주주의는 절대로 선거 폭력을 용납하지 않는다”며 비난성명을 발표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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