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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수치 “버마는 여전히 지옥의 변방에 있다”

등록 2010-11-19 19:47수정 2010-11-19 19:58

영 ‘가디언’과 회견에서 가택연금 생활 털어놔
“민주화는 민중의 몫”…NLD 당사서 회의 주재
“그들이 나를 다시 가둘 가능성은 언제든 있다. 그러나 결코 두렵지 않다. 그건 내가 처한 상황이다. 나는 내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버마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다.”

7년 만의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아웅산 수치(65)는 18일 영국 <가디언>과 회견에서 미얀마와 자신의 미래, 연금생활에 대한 생각들을 비교적 솔직하게 털어놨다.

수치는 연금생활 동안 “수감자이면서 집안 수리공이었다”고 말했다. 모녀관계인 하녀 두 사람과 습기 찬 2층 집에 갇혀 지내면서, 두 하녀가 전기나 기계에 대해선 전혀 몰라 직접 망치나 연장을 들고 고쳐야 했다는 것이다. 2008년 사이클론 나르기스가 불어닥쳤을 때는 전기가 나가 촛불로 생활해야 했다.

그러나 자신의 가택연금이 현재 감옥에 있는 2100여명 동지들의 수감생활에 비하면 “아주 쉬운 일이었다”고 했다. 하루 여섯 시간씩 라디오를 통해 외부 소식을 듣기 위해 노력했고, 일과 즐거움을 위해 책을 읽고, 규칙적으로 명상의 시간을 보냈다는 수치는 연금생활이 “나름 바빴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수치는 미얀마 민중들이 자신에게 보여준 신뢰를 무한한 영광으로 느끼지만, 미얀마의 민주화가 자신만의 힘으로 이뤄질 수 없음을 강조했다. “한 사람의 영향력과 권위만으로 한 나라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 수 없다. 변화는 민중들이 만들어낼 것이고, 나는 내 역할을 할 것이다. 버마 민중들과 손잡고 일을 해나갈 것이다. 이 나라의 변화를 가져올 사람들은 버마 민중들이다.” 수치는 군사정권이 미얀마로 개명하기 전의 나라 이름인 버마를 인터뷰 내내 줄곧 사용했다.

자신의 연금해제를 1990년 ‘넬슨 만델라의 석방’과 비교하는 데 대해서는 “우리의 상황은 남아공보다 훨씬 어렵다. 남아공에선 만델라가 석방됐을 때 민주주의를 위한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이곳 버마에선 아직 시작도 안 됐다. 우리는 여전히 지옥의 변방에 있다”고 말했다.

연금 해제 이후 자신이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 총재로서 매일 당사에 나오고 있는 수치는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고 당 간부회의를 주재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외국 정상들과 통화하거나 외국에 있는 자신의 두 아들과 통화하고, 민족민주동맹 불법화에 맞서 고등법원에 소장을 제기하고 에이즈환자 보호소를 방문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당사 1층에서 2층에 있는 총재실까지 이어지는 계단에는 그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외교관과 언론인들의 대기줄이 하루종일 길게 늘어서 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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