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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대만 국민당 ‘60년 독주’ 흔들

등록 2009-12-06 21:14

지방선거 민진당에 겨우 앞서…양안관계 속도조절 불가피
대만 지방선거에서 제1야당인 민진당이 집권 국민당에 사실상 정치적 압승을 거뒀다.

대만 대부분 지역인 17개 현과 시에서 5일 실시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민진당은 45.32%의 득표율로 국민당(47.88%)을 불과 2.56% 포인트 차이로 따라붙었다. 득표율만 보면 여전히 국민당이 1위다. 그러나 2005년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의 득표율이 38.2%에 그쳤던데다, 60년 가까이 국민당 독주 체제가 지속돼온 점을 감안하면 투표 결과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민진당은 1986년 창당 이래 최고 득표를 해, 향후 대만 정치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당장 민진당은 현장 자리를 3석에서 4석으로 늘린 반면, 국민당의 현·시장은 14석에서 12석으로 줄었다. 마잉주 총통은 2008년 5월 총통선거에서 70%의 압도적 지지율로 집권했지만, 최근 지지율은 30%대까지 떨어졌다.

민진당 도약의 배경에는 집권 국민당 정부의 부패, 높은 실업률과 경기 침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제한 완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다. 대만의 완전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의 선전으로, 국민당이 추진하고 있는 양안 관계의 급진전 정책에도 속도 조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차이잉원 민진당 주석은 “이번 선거는 유권자들이 마잉주 정부에 불신임 투표를 던진 것”이라며 “집권당이 민의를 저버리고 시정 방침을 바꾸지 않으면 더 큰 반발에 부딪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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