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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파키스탄, 뭄바이 테러 주도 용의자 체포

등록 2008-12-08 23:15수정 2008-12-09 01:26

무장단체 ‘라슈카’ 핵심 지도부 라크비
파키스탄 ‘테러옹호’ 의심 벗을지 주목
171명이 숨진 지난달 26일 인도 뭄바이 테러의 배후 주모자로 지목된 자키우르레만 라크비가 7일 파키스탄 정부군에 체포됐다. 라크비는 뭄바이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무장단체 ‘라슈카르에타이바(LeT·라슈카)의 핵심 지도부 가운데 한명이다.

라크비는 파키스탄 정부군이 7일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의 수도인 무자파라바드 인근의 라슈카 캠프를 급습해, 다른 12명과 함께 체포됐다고 <에이피>(AP) 통신이 8일 전했다. 파키스탄이 인도 정부의 요청대로 뭄바이 테러조직 진압에 나서 핵심 지도부를 검거하는 ‘성의’를 보여줘, 테러를 둘러싸고 조성된 인도-미국-파키스탄 사이의 갈등이 해결될지 주목된다. 미국은 파키스탄의 조처를 환영했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8일 “파키스탄이 다소 긍정적인 조처를 취했다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은 인도가 테러범들이 파키스탄에서 넘어왔다고 주장하자, 근거를 제시하라며 뭄바이 테러범 색출에 미온적으로 대응해 갈등을 빚어왔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도 파키스탄 정부에 조처를 해줄 것을 잇따라 촉구해왔다. 파키스탄 정부가 라크비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파키스탄 정보부가 분쟁을 빚고 있는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과 관련, 라슈카와 과거에 협력한 적이 있어 처리 결과가 주목된다.

뭄바이 테러 공격 때 생포된 테러범은 라크비가 자신들을 모집했으며, 라크비와 또다른 한명을 배후로 밝혔다고 인도 관리들이 전했다. 라크비는 테러범들에게 위성전화 등을 통해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관리들은 라크비가 체첸, 보스니아, 동남아시아 등에서 라슈카의 작전을 지휘했으며, 자살폭탄 테러훈련 등을 시켰다고 주장했다.

현재 파키스탄은 알카에다와 탈레반 등의 공세 수위가 높아지면서, ‘테러와의 전쟁’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아프간 전장으로 보급되는 미군 병참로가 위협을 받으면서, 연합군의 군사작전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의 탈레반 무장대원 300여명은 7일 북서부 페샤와르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연합군의 군수물자 물류기지 2곳을 급습해, 미군의 다목적 야전차량인 험비와 군용 보급품 컨테이너들을 실은 트럭 160여대를 불태웠다. 파키스탄의 탈레반이 직접 나토군 보급물자를 공격한 것은 최근 한달 동안만 최소 세 차례나 된다.

조일준 김순배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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