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파워당, 푸에아타이당으로 헤쳐모여 진행
새 총리도 탁신측근 ‘물망’…정국불안 ‘되풀이’
새 총리도 탁신측근 ‘물망’…정국불안 ‘되풀이’
타이 헌법재판소의 집권당 해체 결정으로, 극한대립으로 치닫던 타이 정국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까.
답부터 말하자면 ‘전망은 밝지 않다’. 탁신 계열 정당의 집권-반정부 시위-헌재의 집권당 해산-탁신 세력의 신당 결성-재집권-반정부 시위라는 기존의 정국혼란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헌재의 결정 직후,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측근인 작라뽑 ?u까이르 전 장관이 <로이터>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우리 모두 결정 내용을 예상했기 때문에 놀라지 않았다”며 “다수 의석을 활용해 재집권에 나서겠다”고 말해, 이런 전망을 뒷받침했다.
집권 피플파워당(PPP)은 헌재 결정이 불리하다는 예측에 따라 만반의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방콕 포스트>의 2일 보도를 보면, 피플파워당은 대체 정당인 ‘타이를 위한 당’(푸에아타이당)을 만들어 새 내각을 구성할 준비를 해왔다. 쿠텝 사이크라장 피플파워당 대변인은 이날 “(헌재 판결로) 정치활동이 금지된 당 간부 37명을 제외한 소속 의원 216명 전원이 푸에아타이당으로 옮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피플파워당이 주도하는 집권 연정에 참여하는 찻타이당 등 5개 정당도 연정을 계속할 뜻을 밝히고 있다. 3일부터 모든 시위를 중지하기로 한 반정부 시위대의 새로운 반발마저 예상된다.
당 이름만 바꿔 재집권하는 이런 방식은, 지난해 타이락타이당(TRT) 해산 이후 벌어졌던 과정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다. 지난해 5월, 타이 헌재는 2006년 4월 조기총선에서 선거부정을 저지른 탁신의 타이락타이당을 해체하고, 탁신 등 당 간부 111명에 대해 향후 5년 동안 정치활동 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헌재의 판결로 타이락타이당은 해체됐지만, 탁신의 세력들은 피플파워당을 설립했다. 이후 피플파워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233석(48.5%)의 압승을 거뒀고, 다른 다섯 정당과 연합해 연립정부를 구성했다.
새 당 총재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연계됐다는 점도 갈등 요인이다. 현재 탁신의 사촌이자 육군 최고사령관 출신인 차이싯 친나왓 등이 새 총재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반정부 시위대는 사막 순타라?? 전 총리는 물론 탁신의 매제인 솜차이 총리까지 모두 탁신의 ‘꼭두각시’로 규정하고 퇴진을 요구해 왔다. 그런 만큼 탁신 세력이 새 당의 대표로 선출될 경우 새로운 갈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결국 ‘공’은 타이 군부와 국왕에게 돌아가고 있다. 군부는 반정부 시위대가 공항 점거에 나선 뒤 의회해산과 조기총선을 촉구한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일부에선 쿠데타설도 제기되지만, 솜차이 총리가 헌재의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한 만큼, 지금은 나설 명분도 크게 없는 상황이다.
침묵하고 있는 국왕이 81번째 생일을 맞는 5일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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