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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뭄바이 테러진압 60시간 “늑장정부” 비판 고조

등록 2008-11-30 20:19수정 2008-12-01 00:06

10명 무장대원 상대로 ‘195명 희생’ 끝 작전 종료
군투입까지 9시간반·총리담화 18시간 ‘여론부글’
인도 뭄바이 테러공격은 최소 195명의 사망자와 300여명의 부상자를 낸 채 29일 끝났다. 인도 정부가 이번 사건을 저지른 무장단체의 배후로 파키스탄을 지목한 가운데, 국내외에서 인도 정부의 무능을 질타하는 여론이 일고 있다. 시브라즈 파틸 인도 내무장관 등 고위 관료들은 30일 이번 사건에 “책임을 지고” 만모한 싱 총리에게 사직서를 냈다.

■ 공포의 끝 진압에 투입된 국가보안군(NSG)은 29일 오전 8시30분 마지막까지 대치가 이어지던 타지마할 호텔의 작전 종료를 선언했다. 지난 26일 소총을 든 무장대원 2명이 기차역에 들어서 대합실의 시민들에게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하기 시작한 지 60시간 만이었다.

당국은 범인들의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적은 10명으로, 갖춘 무기들을 볼 때 애초 5천명을 사살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살아남은 무장세력이 위장한 채 뭄바이 시내로 숨어들었을 가능성도 있다.

당국이 파키스탄인이라고 밝힌 생포 무장대원 1명은, 뭄바이 주민 5명이 공격에 도움을 주었다고 자백했다고 인도 최대 영어일간 <타임스 오브 인디아>가 30일 전했다.

아시프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은 테러세력 소탕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키스탄이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에 배치된 병력 가운데 10만명을 재배치할 수 있다는 보도와 인도가 파키스탄과의 평화협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는 등 양국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 늑장 대응 테러진압 특수부대인 국가보안군이 진압작전에 투입된 것은 26일 최초 공격이 일어난 지 9시간30분 뒤인 이튿날 오전 7시였다.

검은 복면을 쓰는 까닭에 ‘블랙 캐츠’(검은 고양이)로 불리는 이 부대는 수도 뉴델리에만 주둔한다. 뭄바이에선 1천여㎞ 거리다. 대원 200명을 한번에 이동시킬 수 있는 수송기가 뉴델리에는 없어, 약 230㎞ 북쪽의 찬디가르에서 조달하는 데 추가 시간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공격이 시작된 지 30분 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적을 제압하기 힘들다”고 분석한다.

최근 석달간 타지마할 호텔이나 해상 통로를 명시한 구체적 테러 첩보가 세 차례나 있었는데도 정보국(IB)과 경찰 등 당국이 이를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일간 <뉴스와 분석>(DNA)이 전했다. 가장 최근 첩보는 지난 18일 이번 공격의 배후로 거론되는 무장단체 라슈카르에타이바(LeT) 소속 선박이 파키스탄 카라치항을 떠나 뭄바이를 향해 출발했다는 내용이었다.


싱 인도 총리는 사태 발발 18시간이 지나서야 텔레비전 연설에 나섰다. 국내 정정 불안에 대해 파키스탄 연루 가능성을 지목한 것도, 인도 정부가 ‘전가의 보도’처럼 써먹는 낡은 수법이란 지적이 나온다.

인도 출신 경제학자로 1998년 노벨상 수상자인 아마르티아 센 하버드대 교수는 <뉴욕 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테러세력이 파키스탄에 근거한 것으로 밝혀진다 해도, 인도는 파키스탄이 적이 아닌 동지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파키스탄인들도 국내 일부 세력의 폭력 탓에 고생이 많다”고 지적했다. 센 교수는 또 “국내 자생 세력에 의한 테러라고 해도 절대 인도의 무슬림 전체를 싸잡아 거론해선 안 된다”며 “이들은 인도 사회를 구성하는 중요한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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